별다른 변수가 눈에 띠지 않자 외환시장이 왕복달리기를 하고 있다. 이번 주 하루걸러 상승과 하락을 번갈아 가는 형태를 보이면서 이날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가 예상보다 덜 위축됐다는 신호가 환율의 상승기운을 유지시킨 채 역외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월 네고물량은 시장 출회를 일단 뒤로 미뤘다. 의미없는 움직임을 거듭하는 환율이 최근 하방경직성과 상승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1,294∼1,300원의 좁은 박스권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말을 앞두고 주변여건상 환율 움직임이 커질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90원 오른 1,298원에 11월의 첫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중 1.20원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며 1,296원선에 붙박여 있던 환율은 오후장에서 역외매수세 등이 유입되며 진폭을 넓혀 상승 흐름을 탔다. ◆ '부화뇌동'하는 시장 흐름 연장 = 최근 6거래일째 1,294∼1,300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위기는 일단 1,295원을 중심으로 하방경직성을 가진 듯 보이나 다른 변수들이 참고지표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수급이 우선이다. 이월된 포지션을 정리하는 작업도 함께 병행되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박스권은 여전히 견고하게 보이는 가운데 시장은 쉽게 위축된 거래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딜러들은 1,295원이 바닥이라는 인식하에 당분간 레인지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늘도 이월 네고물량을 흡수하며 일부에서 달러매수(롱)플레이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량은 없어 보이지 않아 내일은 1,300원을 뚫느냐, 다시 1,295∼1,296원으로 주저앉느냐는 공방이 펼쳐질 것 같다"며 "넓은 의미의 박스권은 유효한 상태에서 역내에서 자발적으로 오르긴 어렵고 역외 매매동향에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이월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이 많은 상태에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진행되고 역외에서 수요가 있었다"며 "포지션이 꼬인 것을 푸는 과정에서 환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월초로 접어드니까 딜러들도 매도보다는 매수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는가 싶다"며 "그날 수급에 따라 움직임이 드러나는 상황이지만 내일은 넓게는 1,296∼1,302원, 좁게는 1,297∼1,300원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 역외매수세의 유입 = 시장은 여전히 아래쪽 흐름에 경계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월 네고물량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음에도 방향성이 없는 탓에 쉽게 물량 처분에 나서지 못하고 오히려 역외매수세의 유입을 빌미로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위쪽으로도 대기매물과 이익실현을 위한 기대감이 도사리고 있다. 역외매수세는 지난 화요일의 급등을 이끌었듯 무력한 시장에 일시적인 자극을 주면서 오름폭을 강화했다. 거래자들도 모멘텀 없는 시장에서 역외매매동향을 뒤따르는 형태를 보였다. 거래자들은 일시적으로 보유물량을 털어내기도 했으나 1,295원선으로 다가설만한 물량 공급은 이뤄지지 못했다. 아래쪽에선 촘촘하게 달러사자(비드)가 대기하면서 하락을 막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에서 122엔대로 다시 올라섰으나 장중 정체된 흐름을 보여 오후 5시 현재 122.24엔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미국의 3/4분기 GDP가 예상보다 덜 위축된 영향으로 달러/엔은 122.44엔으로 마감했으며 이날 소폭 하향 조정됐다. 달러/원에 참고지표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 하루만에 하락반전하며 1,298.50/1,299.50원 에 마감, 개장초 영향을 주지 않았다. 전날보다 0.40원 높은 1,296.50원에 11월의 첫 장을 연 환율은 9시 44분경 1,297.3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물량 공급으로 10시 34분경 1,296.10원까지 내려섰으며 대체로 1,296원선을 거닌 끝에 1,296.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전날 마감가 대비 하락세이자 오전보다 0.20원 낮은 1,296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 직후 이날 저점인 1,295.70원까지 낮췄다. 그러나 추가 하락이 저지되고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2시 18분경 오름세로 방향을 튼 환율은 역외매수세까지 가담하면서 3시 37분경 1,298.6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소폭 되밀려 1,298원을 중심으로 좌우 시소했다. 장중 고점은 1,298.60원, 저점은 1,295.70원으로 변동폭은 2.9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만에 주식순매수로 방향을 바꿨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16억원, 51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으나 이날 환율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3,7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3,8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910만달러, 4억2,810만달러가 거래됐다. 2일 기준환율은 1,296.80원으로 고시된다. 한편 10월중 수袖纛?각각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3%, 18% 감소한 123억,1000만달러, 115억6,800만달러를 기록, 무역수지는 7억4,2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또 10월말 외환보유액도 전달말에 비해 3억9,000만달러가 증가한 1,004억7,400만달러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