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없으면 들어오지 마시오" "아이디어 없으면 문을 열어주지 마시오" 삼성전자 "또하나의 가족" 캠페인으로 올해 대한민국광고대상을 수상한 제일기획의 사무실 에는 문안팎에 각각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지난 3월 배동만 사장이 부임하면서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의 일환이다. "크리에이티브로 돌아가라"는 취임일성을 내건 배사장의 진두지휘아래 제일기획은 창의력을 북돋우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IMF이후 공격적이고 팍팍한 광고들이 성행하면서 정작 창의력이 빛나는 "작품"이 드물어졌다는 반성에서다. 전직원에게 돌린 창의수첩도 그 한가지. 각 장마다 "큰 아이디어치고 완전한 채 태어나는 것은 없다" "연설자의 말의 깊이가 모자라면 길이로 메운다"등 명문구가 적힌 노트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속뜻이다. 9월부터 국내 최초로 시도한 "오픈시스템"도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광고별 고정팀을 없애고 프로젝트 마다 팀장이 팀원을 선발하는 제도다. 일견 살벌해보이지만 철저한 능력별 평가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연봉책정을 위한 공정하고 객관적 자료로도 활용된다. "젊은 광고"에는 2~3년차 크리에이터들로 구성된 "영보드"에서 참신한 생각을 수혈받는다. 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KTF의 "비기"광고도 영보드의 아이디어가 큰 몫을 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두뇌충격(브레인 쇼크)훈련도 발상전환에 원동력을 주고 있다. 캠페인을 시작한 6개월여만에 아이디어 회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게 회사측의 평가. 배사장의 노선은 "불평등주의". 과감한 인센티브와 급여제도 개선으로 성과에 대해 파격적인 보상을 한다는것. 같은 직급이라도 능력에 따라 많게는 3배까지 급여에 차이를 둘 계획이다. "광고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늘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배사장은 "달리는 말일수록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