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겸 가수 안재욱이 지난해 중국에서 공연한 직후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선 때아닌 청바지와 티셔츠 구입 소동이 빚어졌다. 안재욱이 입었던 것과 비슷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구하기 위해 중국 젊은이들이 백화점 의류 매장으로 대거 몰려 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삼성전자는 안재욱을 광고모델로 기용, 지난해 중국 PC용 모니터시장 점유율 1위업체로 부상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LG생활건강은 베트남에서 인기가 높은 탤런트 김남주를 현지에서 생산되는 드봉 화장품 모델로 써서 베트남 수출 물량을 크게 늘렸다. 스타들을 활용해 기업 인지도를 높이고 상품 판매를 늘리는 이른바 '스타 마케팅'이 뜨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소비행태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기준이 과거 '오래 간다' '디자인이 좋다' 등의 제품 특질을 중시하는 데서 '누가 입느냐'의 이미지 측면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향은 전자제품 화장품 의류 식품 제약 등으로 광범위하게 번져가고 있다. LG전자는 한때 탤런트 심은하를 모델로 내세워 디오스 냉장고 판매실적을 혁신적으로 끌어 올렸다. 도도화장품은 가수 엄정화를 모델로 기용, 색채화장품시장 1위업체로 올라선데 이어 최근에는 모델을 하리수로 교체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대만에서 드라마 '가을동화'가 히트한 이래 같은 제목의 소설이 1억원 어치 이상 수출되기도 했다. 동양제과와 농심의 경우 최근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내 식품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스타마케팅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은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의류업체인 대현의 경우 SBS드라마 '승부사'에서 스타마케팅을 활용, 30억원의 효과를 창출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투입된 비용은 불과 1억5천만원선. 타이거 우즈가 지난 97년 마스터스에서 최연소 챔프에 등극했을때 골프산업에 미친 경제적 효과는 1억7천만달러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은 박세리를 통해 수천억원대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스타마케팅은 초기엔 의류업체 등이 TV드라마나 영화 연기자에게 제품을 협찬해 구전효과를 노리는 소극적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젠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기획제품을 프로그램제작단계에서부터 스타를 통해 노출시켜 구매로 연결시키는 방안들이 도입되는 추세다. 종합엔터테인먼트업체 에이스타스 이주현 이사는 "지금까지 스타마케팅이 주어진 제품을 여러 사업영역에서 연예인과 연결시켜 효과를 얻어내는 일방적인 것이었다면 이제는 스타에 걸맞은 제품을 앞서 개발하고 스타의 이미지와 제품의 이미지를 함께 상승시킬 수 있는 쌍방향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