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전고점까지 다다르기도 했으나 대체로 약보합권에서 등락하는 제한된 장세를 펼쳤다. 장 막판 달러매도초과(숏)상태의 일부 거래자들이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면서 환율을 소폭 끌어올렸다. 쉽게 1.295원을 깨고 내려설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았다. 외국인 주식자금 등 공급 요인이 우세했으며 시장은 아직 달러매도(숏)가 편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다음주 월말을 앞두고 주초에는 추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가 짙은 가운데 1,300원 위로의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70원 내린 1,296.3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대부분 거래는 1,296원선을 위주로 이뤄졌으며 주말을 앞둔 전형적인 장세를 펼쳤다. ◆ 저점 테스트 할 듯 = 이날 전 저점과 같은 수준까지 내려선 환율은 다음주 이 선을 깨기 위한 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엔 환율의 반등이 123엔에서 막히고 있으며 월말 네고와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에 따른 하락 압력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295원이 받쳐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추가로 강한 물량이 공급되면 1,289원까지 밀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그러나 1,295원이 지지되면 현 박스권 범위인 1,295∼1,305원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단기간에 1,300원대로 갈 수 있는 수급 요인이 없어 그림은 위로 막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다음주 월말을 앞두고는 하락하다가 주중반 들어서는 위쪽으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다음주에는 일단락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수급외에 뚜렷하게 바라볼 만한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주에는 의외로 담배인삼공사의 DR발행 등이 아래쪽으로 끌어내렸다"며 "다음주 거래는 1,290∼1,305원 수준에서 횡보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공급 우위 장세 지속 =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계속되는 등 달러 공급 요인이 우세하다. 업체는 정유사 등 에너지 관련업체 중심으로 아래쪽에서 저가 결제수요를 유입시켜 환율 하락을 막았다. 전날과 이날 합쳐 에너지 업체들의 결제수요는 3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고물량은 아직 적극적으로 출회되지 않고 있다. 역외세력은 간헐적으로 매수에 나섰으나 환율 방향을 좌우할만큼 강한 매수 강도는 아니었으며 외국인 주식자금은 오전중 활발하게 나왔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름세를 띠다가 급반락했다. 달러/엔은 오전중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한때 123.18엔까지 올랐으나 추가 상승이 제한되자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시 123엔을 하향 돌파, 오후 5시 현재 122.64엔이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미국 내구제 주문 감소 등 경제지표가 악화되자 한때 122.50엔까지 밀렸으나 증시 반등에 힘입어 122.88엔에 마감한 바 있다. 한때 1,053원선까지 내려섰던 엔/원 환율은 소폭 반등해 1,057원을 기록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소폭 올랐다가 반락하면서 1,299/1,3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50원 낮은 1,296.50원에 출발한 환율은 3분여동안 거래가 체결되지 않다가 1,296원에 다음 거래가 이뤄진 뒤 이날 고점인 1,297원까지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1,296.20∼1,299.90원에서 등락하다가 장 막판 달러/엔이 급반락하자 11시 49분경 1,295.7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1,295.80원에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내린 1,295.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레벨을 낮춰 1시 38분경 1,295원까지 내렸다. 이후 소폭 반등한 환율은 1,295원선 초반의 흐름을 보이다가 은행권의 달러되팔기(롱스탑)로 1시 51분경 1,294.30원까지 미끄러지며 지난 16일 기록한 전 저점과 동일한 수준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이후 추가 하락은 저지되고 저가 결제수요와 달러되사기로 조금씩 낙폭을 줄여 1,296원선으로 올라섰다. 장중 고점은 1,297원, 저점은 1,294.30원으로 변동폭은 2.7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각각 730억원, 221억원의 주식순매수였다. 최근 매수강도에 비해 조금 약해졌으나 지난 수요일 순매수분 가운데 일부 공급 물량이 나와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다음주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5,6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5,9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2,570만달러, 3억3,000만달러가 거래됐다. 27일 기준환율은 1,296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