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간의 상승에 대해 하락 조정을 보이며 1,200원대로 재진입했다. 개장초부터 하락압력을 받은 환율은 매수세 부재로 반등의지를 제대로 내비치지 못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이어진 것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친데다 역외세력이 매도로 방향을 돌린 점이 하락을 주도했다. 환율은 방향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는 형태를 띠고 있으며 대체로 좁은 범위내에서 시장 수급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안정된 흐름이다. 환율 상승 기도가 저항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지속 등으로 1,295원까지 추가 하락의 여지가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30원 내린 1,298.5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탄 환율은 일시적으로 1,300원대에 재진입했을 뿐 줄곧 1,298∼1,299원 언저리에서 거닐었다. ◆ 외인 주식순매수의 압박 = 외국인의 주식순매수세가 환율 하락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매매형태가 현재 혼재된 역외세력의 방향에 따라 환율은 쉽게 휩쓸리고 있다. 시장은 위아래 정해진 범위내에서 큰 움직임없이 1,295∼1,305원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틀간의 상승기조는 꺾이고 뉴욕 증시의 악화여부에 상관없이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지속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MSCI지수의 상향조정을 위한 전초전으로 보여지며 당분간 매수세가 지속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외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위쪽으로는 무겁다는 것을 알아채고 있다"며 "내일 거래는 1,295∼1,300원으로 보고 있지만 1,300원 등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당분간 환율이 1,300원을 중심으로 아래위 7∼8원 범위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오를 때마다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 당분간은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 하락 요인 우세 = 역외세력은 전날 뉴욕에서 매수세가 쑥 들어간 가운데 이날 관망세를 유지하다가 오후장 후반 매도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환율은 1,299원선에서 1,297원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역외세력은 방향성이 혼재된 양상이며 국내 거래자들은 역외세력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털기도 했다. 환율 상승의 모멘텀이 역외매수세 밖에 없는 상황이 하락이 우세해 보인다. 시장은 아직 약간의 물량 부담을 안고 있는 듯하다. 달러/엔 환율은 소폭 하락세를 띠면서 120엔대로 들어섰다. 전날 뉴욕에서 별다른 변화없이 121.22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탄저병 공포에 의한 달러 약세 압력으로 소폭 되밀렸다. 달러/엔은 오후 5시 3분 현재 120.91엔을 가리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차관은 이날 "엔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 달러/엔 120엔대를 지지하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드러냈으나 하락 정도를 조정했을 뿐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80원 내린 1,299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9.50원으로 올랐다가 차츰 레벨을 낮춰 1,298.50원까지 하락했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장중 1,302∼1,304원을 거래범위로 소폭 하락세를 띠며 1,301/1,302.50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했다. 이후 환율은 조금씩 반등하면서 10시 25분경 1,299.60원까지 소폭 되올랐으나 한동안 1.10원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오전장 후반 추가 하락 기대감을 접은 환율은 위쪽으로 방향을 틀어 11시 46분경 이날 고점인 1,300.20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뒤 1,299.80원에 오전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낮은 1,299.50원에 오후장을 연 한동안 환율은 1,299.10∼1,299.80원의 좁은 범위에 꽁꽁 묶여 있었다. 오후장 중반에 접어들면서 역외매도와 달러되팔기가 어우러지면서 꾸준히 저점을 내려 3시 6분경 1,297.80원까지 밀린 환율은 대체로 1,298원선으로 소폭 올라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300.20원, 저점은 1,297.80원으로 변동폭은 2.40원이었다. 열 이틀째 주식순매수에 치중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841억원, 155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1,615억원의 대규모 순매수자금 중 일부가 달러매물로 공급된 것이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도 1,000억원에 가까운 매수우위를 보임으로써 시장 참가자들에게 하락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6,1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8,6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6억7,000만달러, 4억2,480만달러가 거래됐다. 19일 기준환율은 1,299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