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용 <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 한국 사회는 기업이 경제성장과 발전의 견인차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에서는 기업 특히 대규모 기업집단, 이른바 재벌에 대한 반감이 팽배해 있다. 기업은 사회적인 반(反)기업 정서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부(富)의 근간이 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업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 퍼진 반(反)기업 정서는 들여다보면 상당 부분 오해에서 비롯된다. 정경 유착,독과점 형성,오너의 독단적 의사결정, 경영권 상속 등에 대한 무조건적 반발은 시장경제의 시스템과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신흥 산업국가로 개발 지향 드라이브를 걸어온 한국의 역사를 볼 때 재벌의 출현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정경유착 문제도 마찬가지다. 또 개발시대에 축적한 부의 많은 부분이 해외에서 이루어졌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경 유착의 부정적인 면모는 대중들의 인식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생산조직으로서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긴 조직이다. 소비자가 외면하면 기업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이익은 소비자와 근로자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함께 나누는 열매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