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주말을 앞두고 움츠러들었다. 하루 이동 거리가 불과 1.90원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거래는 1,312.50∼1,313.50원 범위에서 주로 이뤄졌다. 추석 연휴기간 이후의 후유증이 이틀 내리 외환거래를 위축시키는 연장선상에 있은 셈. 전날 환율에 영향을 가하던 국내 증시와 외국인 매매동향은 이날 변수로서의 위치를 상실했으며 특히 1,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낙폭은 크지 않았다. 다음주 환율은 1,310원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상승탄력이 둔화됐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90원 내린 1,312.2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지난달 27일이후 전날까지 이어진 사흘간의 상승세에 일단 마침표를 찍고 나흘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 공습 여부와 달러/엔 향방이 좌우 = 다음주 환율은 공습의 전초단계를 밟아놓은 미국의 행동 여부와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맞물려 NDF시장에서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국내 증시가 500포인트를 넘어서는 급등 장세를 보임으로써 다음주 어떤 식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인 주식순매수세가 추석연휴이후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은 환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일단 미국의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생각으로 1,310원 아래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으나 막상 터져도 1,320원은 어려울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위쪽에서 얼마나 눌러주느냐와 120엔을 지지하는 달러/엔이 상충되는 감이 있다고 보면 보합권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거래 범위를 넓게는 1,300∼1,320원, 좁게는 1,306∼1,316원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외국인이 테러사태이후 순매도에 치중하다가 최근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달러 매수열기가 거의 꺼졌다"며 "상승탄력이 둔화되면서 단기급락의 확률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10원에 대한 하방경직성을 테스트하면서 다음주 거래는 1,307∼1,317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 움츠러든 시장주변 여건 = 달러/엔 환율을 비롯 시장 주변 여건은 환율 움직임에 기여하지 못하고 중립적으로 작용했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런던과 뉴욕에서 한때 120.83엔까지 오르다가 미국의 고용동향 악화소식에 하락세를 돌아 120.41엔에 마감했으며 이날은 120.40∼120.50엔 범위에서 정체됐다. 이에 따라 달러/원의 정체감과 맞물려 변수로서의 영향력을 잃었다. 업체들은 연휴이후 탐색전에 한창이다. 외환거래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1,312원선에서는 정유사를 중심으로 한 결제수요가, 1,313∼1,314원 근처에서 소규모의 네고물량이 공급됐다. 수급상 균형을 이룬 탓에 환율은 위아래로 꽁꽁 묶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달러매수에 나서 오름세를 유지시켰으나 이후 관망세로 돌아서 환율에 별다른 영향력을 과시하지 않았다. 사흘째 지속된 외국인의 주식순매수세는 환율 하락을 도왔으며 실제 주식자금이 공급되기도 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위축된 거래속에 1,317.50/1,319원에 마감했다. 이같은 동향은 서울 외환시장으로 전이돼 전날보다 0.90원 높은 1,314원에 출발한 환율은 조금씩 레벨을 낮춰 한때 전날 마감가 대비 내림세로 돌아서 9시 47분경 1,312.60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세를 업고 소폭 되올랐으나 1,313.10∼1,313.50원 범위에서만 거래가 체결되는 극도의 정체장을 이은 뒤 11시 52분경 내림세로 전환하며 1,313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후 개장이후 4분여가 지나서야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12.9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레벨을 조금씩 낮춰 1시 57분경 1,312.4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세를 바탕으로 반등해 2시 32분경 1,313.20원을 기록, 잠시 오름세를 띠었다가 외국인 주식자금이 공급되면서 4시 17분경 1,312.10원으로 저점을 추가로 내렸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14원, 저점은 1,312.10원으로 변동폭은 불과 1.90원에 그쳤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1,000억원이 넘는 주식순매수를 기록하며 달러 공급 요인을 확대했다. 지난 8월 17일이후 거래소에서 1,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는 처음이며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115억원, 88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사흘째 주식순매수가 이어져 환율 하락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2,5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1,4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5,170만달러, 3억6,560만달러가 거래됐다. 6일 기준환율은 1,312.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