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두달여만에 1,310원대를 경험했으나 안착은 좌절됐다. 밤새 달러/엔 환율의 예기치 못한 급등이 자극제로 작용했으나 시장의 물량 부담이 환율 급등을 저지했다. 환율의 추가 상승이 일단 저지된 상태에서 연휴를 앞두고 오후에는 극심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한 달러 매수세는 일단 접힌 가운데 포지션 조정 여부가 환율 변동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나 1,310원에 대한 경계감은 부쩍 강해졌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40원 오른 1,308.8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3.60원 높은 1,31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11.50원까지 올라서 지난 7월 24일 장중 1,314.50원까지 올라선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이 강한 달러매수세에 따라 1,314원까지 상승한 끝에 1,312.50/1,314원에 마감한 영향을 흡수했다. 환율은 물량 공급 등으로 조금씩 레벨을 낮춰 9시 48분경 1,309원까지 내려선 뒤 잠시 1,310.20원에 올라선 외에 1,309원선에서 주로 거래가 체결됐다.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이 막히는 양상이 뚜렷하자 11시 40분경 1,308.50원까지 내려선 뒤 소폭 반등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물량이 쌓이고 있어 1,310원을 넘기 어렵다는 경계감이 강해지고 있다."며 "연휴를 앞두고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는냐는 판단을 위해 눈치작전이 오후에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도 오늘 장에서는 120엔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1,309원선 중반이 무너졌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역외매수세가 붙지 않는다면 1,310원 이상은 어렵고 아래쪽으로는 1,306원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업체들의 네고물량은 소규모로 꾸준히 출회되고 있으며 결제수요도 저가인식을 이유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시장수급은 어느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있다. 개장초 NDF정산관련 역내 매수물량이 1억달러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환율 상승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전장에선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모처럼 달러/원에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상승 강도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달러/엔은 밤새 일본측의 요청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적인 시장개입으로 뉴욕장에서 장중 120엔까지 올라선 끝에 119.66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도쿄장에서 소폭 반락하면서 낮 12시 19분 현재 119.30엔을 기록중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과 미조구치 젠베이 국제금융국장은 엔화 약세 유도를 위한 발언을 잇따르며 외환시장 개입에 계속 나설 것을 밝혀 달러/엔의 하락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달러/엔에 대한 일본정부의 개입과 추가 상승 여부가 달러/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6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23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사흘 내리 주식순매도에 나서고 있으나 시장 변수로서는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