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의 약진과 여타 아시아국 경제들의 부진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02년 WTO 가입과 2008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됐다. 그리고 올해 7.5%의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국가들은 경기 침체기에 있다. 특히 일본경제는 지난 2·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역시 경제성장률을 2∼3% 선으로 하향 조정하는 예측치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경제가 IT산업을 중심으로 불황에 빠져 있어 앞으로 2∼3년 동안은 고도성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유럽 및 일본경제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중국이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면서 경공업과 가전제품의 경우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며,자동차 중공업 PC산업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10년 안에 반도체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초일류기업들이 잇달아 중국에 대규모 제조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세우는 이유는 단순한 '저임금 따먹기'가 아니라 풍부한 소비시장과 중국 근로자들의 높은 생산성 때문이라고 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세계 초일류기업의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산 제품과 한판 경쟁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도 제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자동차 중공업 전자를 비롯한 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이며 고용효과와 수출기여도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무게 중심은 서비스산업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국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과 중국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문화 및 관광산업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통신산업의 중국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CDMA 기술을 중국이 도입함에 따라 상당한 기술 로열티와 함께 한국기업은 중국의 소비자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 다른 서비스를 교차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미 한국산 핸드폰이 중국으로 많이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으로 볼 때 아직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신 뿐만 아니라 물류도 중요한 서비스산업이다. 인천공항 인천항 부산항은 동북아시아의 물류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여러 가지 규제와 국민들의 폐쇄적 사고로 인해 경제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금융분야는 아직 월드 클라스에 못미치기 때문에 외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선진 금융기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최근 중국에는 '한류(韓流)'열풍이 거세다고 한다. 한국의 유명 댄스그룹,영화배우,탤런트들은 중국에서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놀이공원에는 이미 중국 관광객들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한류 열풍의 요인은 한국문화는 중국문화와 괴리감이 없다는 점,중국에는 아직도 뿌리 깊은 반미 반일 감정이 있다는 점,홍콩의 영화산업이 많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해 한국의 문화와 관광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유럽의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는 관광산업이 그 나라의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경제가 중국을 겨냥한 서비스산업화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적인 국민의식'이다. 먼저 우리가 중국보다 더 소득이 높은 국민이라는 얄팍한 우월의식과 우리 위주로만 생각하려고 하는 자국민 중심주의를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일본이 보여준 자국민 중심주의 사고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중국경제 및 중국소비자를 충실하게 섬기는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만 중국경제의 부흥이 가져다 주는 과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우진 < 서울대 교수.경영학 wchu@car123.co.kr >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