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국제선을 감축 운항키로 한 것은 미국 항공기 테러사태 이후 세계 항공여행객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고유가,고환율,조종사 파업,항공안전 2등급 국가 판정 등의 악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미 상반기 적자만 해도 지난해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미국 테러사태에 의한 탑승객 감소로 항공업체들은 국제선 운항 중단이라는 극단적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운항 중단,감편은 고객기반을 붕괴시킨다는 점에서 항공업계가 좀처럼 선택하지 않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실제 대한항공의 경우 70∼75%를 오가던 인천~호놀룰루,인천~도쿄~LA의 탑승률이 30∼35% 아래로 떨어졌다. 아시아나 항공도 마찬가지다. 미국령 괌,사이판의 경우 지난 10일 탑승률은 95∼96%였으나 테러사태 이후 40∼50%대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미 2백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적인 여행을 제외한 해외여행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반응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승객수가 올해와 내년 각각 4∼5%씩 줄 것으로 보고 매출축소와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한다. 비록 정부가 승객 1인당 1.25달러의 전쟁책임보상보험료를 승객들이 부담하도록 했으나 이 조치가 항공업계의 경영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란 게 업계의 반응이다. 따라서 이번 국제선 감축 운항은 국내선 감축 운항,인력조정,항공기 매각 등 대대적 구조조정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정부는 전쟁보험료를 승객이 부담하도록 허용하고 일부 노선에 대한 운항 중단을 허용하는 대신 항공사들로 하여금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어 하반기 중 항공업계는 엄청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