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가격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의 경쟁차종을 추월하거나 대등한 수준까지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내놓은 '자동차 수출의 고부가가치화'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3천㏄급 XG300(국내명 그랜저XG) V6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동급 경쟁차종인 도요타 캄리 V6(지난 9월 기준 2만3천6백40달러)보다 3백54달러 비싼 2만3천9백94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기아차의 옵티마LX도 1만5천7백94달러로 경쟁모델인 닛산의 알티마XE(1만5천6백80달러)를 1백14달러 차이로 제쳤다. 지난해 9월 출시돼 국내외 시장에서 공급량이 달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4륜구동 '싼타페'(2만2백94달러) 역시 강력한 경쟁모델인 혼다의 CR-V(2만3백90달러)와의 가격 차이가 96달러(0.5%)에 불과할 정도로 고급차 이미지 심기에 성공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자동차공업협회 김준규 차장은 "동급 차종 가운데 비슷한 사양을 장착한 모델들을 비교한 만큼 상당한 객관성을 지닌다"며 "과거에는 일본산 경쟁차종과의 가격차가 20% 이상이었으나 최근에는 소형차가 10% 정도로 좁혀졌고 중형급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월 말부터 현대차의 북미지역 수출 단가가 처음으로 대당 1만달러선을 넘어섰다"며 "국산차들이 품질과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이제 미국시장에서 그동안의 '싸구려'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급차로 평가받기 시작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