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인터넷쇼핑 시장은 96년까지만 해도 14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급속히 커져 99년 2천5백억원,지난해 1조5천억원대를 형성한데 이어 올해는 2조3천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또 앞으로 5년간 이같은 성장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소비자 대상의 인터넷쇼핑이 연평균 48%씩 고성장해 2005년에는 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온라인쇼핑의 성장 속도는 고성장 유통매체인 TV홈쇼핑을 능가한다. 연구원은 인터넷쇼핑이 급팽창하면서 카탈로그판매 TV홈쇼핑 편의점 슈퍼마켓 등을 차례로 따돌리고 2005년께면 백화점 할인점에 이어 3위권의 유통매체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넷쇼핑은 불황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이미 선진국을 능가하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인터넷쇼핑몰 현황 조사에 따르면 금년 1.4분기 1천9백51개였던 온라인 쇼핑몰은 극심한 IT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4분기에는 1천9백98개로 증가했다. 매출 규모도 이 기간중 5천2백53억원에서 5천8백78억원으로 11.9% 늘었다. 금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소매거래액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였다. 이는 미국의 1%와 일본의 0.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코스닥의 거품 붕괴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수많은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상거래가 닷컴기업의 가장 중요한 수익모델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쇼핑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인터넷 이용자와 온라인쇼핑몰이 다같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순수 인터넷쇼핑몰과 자금력이 강한 대기업 계열 온라인쇼핑몰이 경쟁하면서 마케팅,가격,배송 등 여러 측면에서 소비자 신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 매장설치비가 거의 들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인건비가 훨씬 적게 들어 온라인쇼핑몰이 가격측면에서 우위를 점한 것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중 인터넷 쇼핑을 경험한 사람은 3백20만명으로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14.4%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쇼핑 경험자는 2백34만명이었다. 인터넷 쇼핑 경험자 비율은 반년 사이에 2.1% 포인트 높아졌다. 게다가 앞으로 인터넷 쇼핑을 하겠다는 의향을 갖고 있는 이용자는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32.8%에 달했다. 온라인 쇼핑을 경험한 이용자의 92.4%와 쇼핑 경험이 없는 이용자의 22.8%가 앞으로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세계적인 불황과 미국 테러사태로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쇼핑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어 전자상거래는 앞으로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