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으로 은행권이 입을 손실을 얼마나 될까. 채권단은 이번 딜로 2억달러의 추가출자가 불가피한 반면 매각대금으로 대우차를 통해 넘겨받을 돈은 12억달러에 불과하다. 그것도 신설법인의 우선주로 받는다. 이 우선주는 양해각서(MOU)상 향후 10년이상 묶여 환금이 불가능하다. 우선주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액면가의 3.5%로 이자율로 따지면 은행예금금리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12억달러의 우선주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금융계 관계자는 10년이상 매각불가를 전제로 현재가치를 따지면 3-4억달러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우차에 대해 채권단이 갖고 있는 부채는 16조원 정도. 대우차의 자산가치는 12조원이다. 100억달러 규모다. 이를 10% 수준인 12억달러의 우선주로 되돌려받는 딜이다. 하지만 대우차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종전 상황이 그대로 지속된다고 할 경우의 비용부담을 따지면 채권단이 크게 손해를 봤다고 하기는 힘들다. 채권단은 대우차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기업의 계속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울며겨자먹기로 대우차에 대한 운영, 시설자금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부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대우차 부도이후 은행권 추가 투입자금이 4조원을 넘는다. 이번 딜로 채권단에게 직접적인 이익은 거의 없을지 모르지만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만만치 않다. 2억달러 출자분에 대해서는 상장즉시 처분이 가능하다. 그보다는 대외신인도 상승 및 대우차의 하청업체 정상가동으로 이들업체의 자금회전이 원활해지고 신용경색이 해소되면 추가적인 금융권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은행권의 잠재부실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은행들은 대우차에 대해 90%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놓고 있다. 국민은행의 대우차 총여신은 모두 1천46억원에 달하지만 담보.보증채권이 482억원인데다 충당금도 604억원을 쌓아둬 대우차가 파산을 하더라도 추가손실은 없다. 신한은행도 대우차 채권을 이미 전액 대손상각으로 처리했다. 모든 은행들이 이미 비슷하게 손실처리를 해와 대우차가 파국으로 가더라도 추가손실은 거의 입지 않을 상황이었다. 대우차의 재건, 고용 등 사회경제적인 파장은 차치하더라도 대우차가 GM에 넘어갈 경우 신설법인에서 얻는 수익외에 잠재부실제거로 은행에게는 호재다. 채권단이 대우차로 인해 입을 손실과 얻을 이익은 향후 신설법인 대우.GM의 향배에 달려 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