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의외의 급등세를 보인 환율이 1,295원선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18엔대로 내려선 것과 무관하게 정유사의 결제수요 등의 매수세가 시장을 지배했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준전시체제에 돌입한 것이 시장심리를 불안에 몰아넣고 있으며 향후 어떤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시장 참가자들의 눈길이 박혀있다. 국내서만 유독 달러화에 대한 선호심리가 팽배해 있으며 뉴욕 증시 개장이 17일로 결정돼 다소간 시차를 둘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날보다 5.10원 오른 1,295.70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장 이후 가파른 오름세가 진행되면서 6주중 가장 높은 수준인 1,297.80원까지 급등한 환율은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는 형편. 달러/엔의 118엔대 하락으로 전날보다 1.10원 낮은 1,289.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2분 뒤 1,291.50원으로 상승세로 방향을 바꾼 뒤 10시 1분경 1,297.80원까지 급하게 튀어올랐다. 개장가를 저점으로 쉴 새없이 올라왔다. 그러나 환율은 이후 네고물량의 공급 등으로 호흡을 다지면서 오름폭을 낮춰 1,295원선으로 내려섰다. 전쟁 발발에 대한 불안감으로 유가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자 정유사를 중심으로 한 결제수요가 강하게 나온데다 역외와 추격 매수세가 가세하면서 환율 상승은 이뤄졌다. 달러/엔과 무관하게 시장이 엷은 상황에서 매수세가 몰린 셈. 네고물량 공급이 이뤄졌으나 아래쪽으로 시도하기엔 달러매수(롱) 마인드가 강해 쉽지 않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18.85엔이다. 미국의 소비자신뢰 위축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으며 달러/엔은 쉽사리 오름세로 방향을 틀지 못하고 있다.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은 이날 "일본은행(BOJ)이 추가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엔 약세를 유도했으나 시장 반응은 뜨뜨미지근하다. 이에 따라 엔/원 환율은 달러/엔이 118엔대로 내려선 반면 달러/원은 1,290원대 중반으로 올라선 탓에 1,090원대로 올라서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주식 '사자'에 무게 중심을 실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31억원, 5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환율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이 아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97원선에서 자동차회사 등의 네고물량이 공급되고 일부 달러 매도(숏) 플레이도 가세했다"며 "갑자기 어려워진 탓에 달러매수(롱) 마인드는 유지되고 있으며 아래쪽으로 내려가도 결제수요 등이 꾸준히 유입돼 강보합세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