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락출발 뒤 예상외로 급격한 오름세를 타면서 1,297원선에 도달했다. 달러/엔 환율이 118엔대로 가라앉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정유사 등의 결제수요가 적극 유입되면서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은행간 거래가 뜸한 상태에서 장이 엷어 일시적인 수급상황에 따라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형편이다. 당초 거래자들의 예상치보다 크게 올라선 상태라 조심스레 1,300원대 진입도 언급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9분 현재 전날보다 6.80원 오른 1,297.40원을 가리키고 있다. 한때 1,297.80원까지 올라 지난달 1일이후와 이달 들어 최고치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달러/엔의 118엔대 하락으로 전날보다 1.10원 낮은 1,289.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2분 뒤 1,291.50원으로 상승세로 방향을 바꾼 뒤 10시 1분경 1,297.80원까지 급하게 튀어올랐다. 개장가를 저점으로 쉴 새없이 급행열차를 타고 올라온 셈. 이후 환율은 1,297원선에서 다소 안정을 찾고 있다. 전날 정유사 등에서 달러 물량을 흡수해 시장이 엷어진 상태에서 이날 다시 유가 급등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나오고 이틀전 외국인 주식순매도분과 역외매수세가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주말경 미국의 보복공격이 감행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달러선호로 연결되는 듯한 분위기다. 달러/엔 환율은 다시 118엔대로 미끄러져 같은 시각 현재 118.95엔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틀동안 달러화 지지를 위해 1,900억달러의 돈을 풀었지만 미국의 소비자 신뢰 위축 우려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9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 지수는 83.6을 기록해 지난 93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으며 8월 지수는 91.5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뉴욕증시가 다음주 재개장된 뒤에야 달러화가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원의 급격한 상승에 따라 엔/원 환율은 1,090원선으로 올라 1,100원선까지 도달할 것인지에 관심이 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상승 요인이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고 있지만 전쟁 우려와 유가 폭등을 우려한 정유사에서 적극적으로 결제수요에 나소고 있는 것 같다"며 "인터뱅크는 결제문제로 거래가 많지 않아 물량이 많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오려던 네고물량도 1,300원이 가시권에 들어옴으로써 뒤로 물러선 것 같고 장이 엷어 쉽게 움직이기 쉽다"며 "오늘 거래는 1,295∼1,300원 범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