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미국 동시다발 테러의 직격탄을 맞고 급전직하했다. 달러 매수세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환율은 10원 이상 떨어졌다. 시장 심리는 불안한 양상을 띤 가운데 적극적인 거래는 자제되고 있으며 일부 외국계은행은 해외 본점에서 거래 취소명령이 떨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24분 현재 전날보다 10.60원 내린 1,285.20원을 기록중이다. 미국의 테러사태로 폭락이 예상됐던 환율은 전날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된 은행권에서 포지션을 처분하면서 낙폭이 깊어졌다. 그러나 대외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거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섣불리 포지션을 잡고 나서지 않으려는 불안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개장전 투기조짐에 대한 대응대책 등 시장심리 안정에 나섰다. 전날보다 8.80원 낮은 1,287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85원으로 떨어진 뒤 1,288원까지 되오르기도 했으나 이내 힘이 떨어지면서 9시 52분경 1,282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낙폭 과대에 따른 달러되사기가 나오면서 소폭 되오른 환율은 1,285원선으로 올라섰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19.25엔을 나타내고있다. 일본 증시가 1만선이 무너지는 폭락에도 불구하고 달러/엔 환율은 안정세를 다소 찾았으나 예측은 쉽지 않은 상황. 전날 뉴욕 세계무역센터 붕괴 테러 직전 121.80엔이던 달러/엔은 한때 118.55엔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미국의 폭탄테러 사건과 관련 환율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일본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해 달러/엔 안정에 힘을 실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많이 빠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1,280원이 지지되면서 이후에는 1,283∼1,286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감하게 달러매도(숏)을 낼 딜러들이 없고 거래도 시중은행권에서만 간간히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달러 약세가 진행되겠지만 점차 안정되면서 달러화 보유 심리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해외 본사에서 결제리스크를 감안해 투기 거래를 자제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오늘 중 거래범위는 다 본 것 같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