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장세주 회장 체제는 예정됐던 수순이다. 다만 전문경영인이었던 김종진 회장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다. 동국제강은 철근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는 등 철강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현재의 상황에서는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외부에서 회장을 영입하기 보다 장세주 회장의 친정체제를 선택했다. 장세주 회장이 그룹의 전면에 나서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그동안 경영수업을 충분히 받았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장 회장이 그룹 전반의 비전 제시와 투자,주력기업인 동국제강의 대외업무 등에 주력하고 자금 생산 판매 등은 전경두 사장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경영인인 전 사장은 지난 64년 동국제강에 입사해 경리담당 이사,관리담당 상무,관리본부장 전무 등을 거쳤다. 자금통인데다 고 장상태 회장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장 회장에겐 든든한 지지축이 될 것으로 동국제강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장 회장은 5일 회장에 선임된 뒤 "기술개발을 통한 기술력 보강으로 질적인 경영에 나서겠다"고 경영방침의 일단을 피렸했다. 철강수요가 위축돼 있는 만큼 신규 투자를 억제하면서 핵심 전략제품인 후판부문 강화에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바람막이'없이 직접 그룹을 이끌게 된 장 회장이 철강경기의 침체국면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 주목된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17개 계열사를 거느렸으나 지난해 말 장 회장의 숙부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철강 등 9개사를 계열분리해 올 1월 동국제강 연합철강 국제종합기계 천양항운 국제통운 동아산업 부산항사부두운영(주) 등 7개사로 새 출발했다. 자산 기준으로 재계 랭킹 21위인 철강전문 그룹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