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장타자''그린의 악동''빅건'등으로 불리는 존 데일리(35·미국)가 지난 3일 끝난 유러피언 PGA투어 BMW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인간승리의 감동을 연출했다. 데일리는 미 PGA골퍼 가운데 성적과는 관계없이 대단한 인기를 누린 선수였다. 10여년 전 그의 등장은 극적이었다. 무명이었던 데일리는 1991년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9번째 대기선수였다가 출전기회를 잡자 특유의 장타력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챔프에 올랐다. 개막직전 닉 프라이스가 부인의 출산을 돕는다며 기권한데다 앞 순번 대기자들이 잇달아 포기한데 힘입은 행운의 출전이었다. 듬직한 체구와 파워 넘치는 큰 스윙으로 엄청난 장타를 뿜어내는 데일리의 등장에 골프팬들은 환호했다. 대부분의 골퍼는 스코어로 이기는 것도 좋아하지만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멀리 날아가는 장타에 쾌재를 부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퍼들은 조금이라도 더 나간다면 새 골프채를 구입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팬들은 미들홀에서 드라이브 한방으로 온그린시키는 그의 엄청난 장타를 보려고 몰려다녔고 순식간에 최고 인기의 초청선수,스킨스게임의 총아로 군림했다. 그러나 95년 역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데일리는 서서히 잊혀져 갔다. 가끔 가십난을 장식하기는 했으나 골퍼로선 한물갔을 뿐만 아니라 폐인으로 조소의 대상이었다. 알코올 중독,도박 중독,두번의 자살기도,세번째 이혼 등으로 그의 인생은 얼룩졌고 PGA투어 출전금지,캘러웨이의 스폰서계약 파기 등의 수모도 당해 그의 인생은 파탄상태였다. 그랬던 데일리가 새나 챈들러(25)와의 네번째 결혼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콜라와 크래커만 먹는 다이어트로 한때 1백17㎏이 나가던 체중을 20㎏이나 줄여 6년만에 우승의 기쁨을 되찾았다. 그는 부상으로 받은 샴페인을 기자들에게 주어 금주가 빈말이 아님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포기했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는 의연함과 성숙됨을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