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세대처럼 치장한 30∼40대 '튀는 아줌마'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다. 나이 든 티를 내기 싫어하는 중년 여성들이 n세대 패션을 선호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에따라 n세대 패션이 여성패션 업계를 석권하고 있다. '튀는 아줌마'들이 얼마나 늘고 있는지는 백화점 패션매장의 매출추이를 보면 선명히 드러난다. 10대와 20대 젊은 여성들이 이용해 오던 백화점 영캐주얼 매장의 고객들중 30∼40대 아줌마들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50%를 넘어섰다. 롯데백화점이 본점 부산점 등 전국 5개 대표점포 영캐주얼 매장의 상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30∼40대 비중이 평균 52%에 달했다. 이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더 높다.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영캐주얼 매장 전체 매출에서 30∼40대 여성고객 비율은 올 상반기 64.6%에 달했다. 99년 상반기 51.2%,지난해 상반기 58.5% 등 시간이 갈수록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중년여성들의 n세대 패션 선호도가 이처럼 높아지자 시스템 EnC 온앤온 등 영캐주얼 업체들도 아줌마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사이즈와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 스테파넬매장의 박현희 매니저는 "20대 초·중반의 여성을 겨냥해 나온 브랜드지만 최근 박스형 니트류를 선호하는 30∼40대 주부들이 급증해 스커트의 경우 77 사이즈까지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본점 2층 영월드 매장의 숍마스터 노명옥씨는 "10∼20대들이 선호하는 몸에 딱붙는 형태를 약간 변형시킨 편안한 스타일의 옷이 늘고 있다"며 "색상도 30∼40대가 무난히 입을 수 있는 파스텔톤이 주류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성패션이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것은 여성의 지위향상과 소득증가,이에따른 의식변화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혁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 자신을 꾸밀때도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른바 '에이지리스(ageless)'들이 늘게 된다"고 밝혔다. 영캐주얼 매장의 옷값이 싼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디자이너 부티크나 중년 캐주얼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어 단품을 여러개 사서 코디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날씬한 아줌마들이 늘어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의 하나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영캐주얼 담당 변우식 바이어는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아줌마들도 젊고 슬림한 디자인 옷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