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내리막길에서 올라오는 차와 마주친 적이 있다. 서로 비켜갈 수 없을 정도의 좁은 길이었기에 어느 한쪽이 양보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으나 오르막 운전자는 전혀 비킬 의지를 보여주질 않았다. 막무가내로 버틴 상대 운전자 때문에 결국 어두운 오르막을 후진으로 올라와야 했던 필자에게 그분은 오히려 화를 냈다. 빨리 비켜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볼 때 나오는 내용인데도 합격에만 치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그 내용을 잘 모르고 지나가는 수가 많다. 면허증을 따기 위해 보는 교습서가 단지 합격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도로에서 운전중 필요한 정보가 담겨져 있으므로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오르막 운전자들은 일단 도중에 차를 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섰다 다시 출발할 경우 차가 뒤로 밀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경사가 가파를수록 두려움도 비례한다. 언덕길에서 차가 뒤로 밀리는 이유는 클러치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정지한 상태에서 출발을 위해 오른발을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로 가져가는 순간 자동차의 동력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초보자들은 당황하여 실수가 더 커지고 차가 뒤로 더 밀려 사고를 내기도 한다. 평지에 비해 오르막길은 차를 출발시키기 위해 더 많은 동력이 필요하므로 가속 페달을 조금더 많이 밟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운전자들은 자신이 운전하는 차의 클러치 접점을 몸에 익혀두는 것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르막에서 위와 같이 해도 출발이 어렵다면 핸드(주차)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클러치를 밟고 오른발이 가속페달로 옮겨갈 때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핸드 브레이크를 미리 당겨놓는다. 그 다음 가속 페달을 밟고 클러치를 연결시킴과 동시에 핸드 브레이크를 풀며 출발하면 차가 뒤로 밀리지 않게 된다. 이외에도 왼발로 클러치를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의 앞꿈치로 브레이크를 밟고 뒤꿈치로 가속 페달을 밟아 출발하는 방법도 있으나 초보자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기술이다. 오토매틱 차의 경우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고 차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브레이크에서 발을 같이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