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출 및 금형업체인 덕원기업. 매월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이 회사는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으나 수출업무에 정통한 전문인력 부족으로 올해 초 '제발로 찾아온 고객'을 놓쳤다. 러시아 Z사와 중국 G사가 우유병과 생수병 뚜껑을 사가겠다고 찾아왔는데도 외국어 구사능력을 겸비한 무역실무 경험자가 없어 협상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 것. 김용진 사장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월 10만달러 정도의 수출 물량을 놓쳤다"며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다. 기업들이 무역전문 인력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23일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1백61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3%가 무역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수출현장에서는 당장 약 1만5천∼2만명의 전문인력이 부족해 수출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무역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수시채용 방식으로 현장에 직접 투입 가능한 무역전문 인력을 선발하고 있으나 대부분 지원자들이 토익(TOEIC) 등 외국어에만 치중하다보니 무역실무 등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지식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무역 전문인력 부족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소규모 수출입 오퍼상이 크게 늘어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무역아카데미 권영대 팀장은 "무역전문 인력의 수급난 해결을 위해서는 대학 등 제도권 교육 과정을 실무 위주로 개편하고 무역전문기관을 꾸준히 확충하는 등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는 24일까지 제5기 전자무역마스터과정생을 모집한다. (02)6000-5225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