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한때 1,270원대로 진입했던 환율이 1,282원선으로 거래 범위를 올렸다. 외환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국책은행의 매수와 이에 기댄 업체 매수세가 유입돼 1,270원대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과 당국 의도를 확인하려는 시장 참가자들의 매매 동향이 1,280원 지지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날보다 6.30원 내린 1,282.10원을 기록중이다. 개장초 1279원대에서 국책은행의 달러매수가 등장, 환율급락을 원치않는 외환당국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시장은 일단 1280원을 중심으로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8.40원 낮은 1,280원으로 출발, 개장 직후 1,278.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지난 6월 1일 장중 1,277.50원을 기록한 이래 최저치. 전날 역외선물환(NDF)환율이 급락하는 달러/엔을 따라 1,281원까지 하락한 것을 반영하고 전날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넘어온 일부 참가자들이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당국 개입의 경계감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국책은행이 매수에 나서 대체로 1,281원선에서 둥지를 틀었다가 달러/엔의 상승을 타고 1,282.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날 달러/원의 급락세를 유도한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2.10엔이다. 전날 뉴욕장 마감가인 121.78엔보다 조금 올라선 수준. 달러/원의 1,270원대 진입을 저지하고 있는 요인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이 최근 엔화 강세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하고 다케나카 경제재정담당상이 일본은행(BOJ)에 추가 금융완화를 요구하겠다는 발언이 달러/엔의 하락을 막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 시각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4억원, 27억원 주식 순매도로 나흘째 매도 우위를 잇고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는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80원 아래서 업체들이 '싸다'는 인식으로 엄청 매수에 들어왔다"며 "이렇게 되면 1,280원이 지지될 가능성이 커져 위쪽으로도 주변 여건상 크게 올라서지 못해 움직임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22엔 아래로 다시 뚫고 내려서면 모르겠지만 1,280원이 지지되면 1,285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밑으로는 정부 의지가 받치고 엔화도 일본 정부가 발언에 나서 약세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업체들의 저가매수세도 들어오는 상황에서 1,283∼1,285원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