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 출현, 민간은행간 자율합병 등 은행의 대형화가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인력, 점포 절감 등 은행산업의 효율성제고가 높은 경영성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자산관리와 다양한 수익기반이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산업은행 조사부 김성현 과장과 황길석 조사역은 8일 `은행효율성의 국제비교'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미국, 일본의 2천854개 은행들의 98년말 재무자료를 토대로 계량경제학적인 분석(EFA)방법을 이용, 이들의 비효율성정도를 추정하고 비효율성과 수익성간의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했다. 보고서는 은행의 비효율성을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한국의 은행이 10.6%로 일본 9.8%, 미국 9.9%에 비해 가장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효율성과 ROA(총자산이익률)간의 상관계수를 보면 전체적으로 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어 은행의 비효율성이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상관성의 정도는 국가별로 상이해 한국(-0.5183)이 일본(-0.1763)의 3배,미국(-0.0494)의 10배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은행들이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노동, 자본 등 투입물의 효율성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국 대형은행들의 경우 비효율성과 경영성과간에는 의미있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한국, 일본에 비해 비효율성이 가장 높았지만 ROA와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수익성은 오히려 높게 나타나 은행산업의 효율성은 경영성과의 필요조건일뿐 높은 경영성과를 보장해주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따라서 인력과 점포를 절감,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국내은행이 대형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용관리와 유가증권관리 등 자산관리능력 배양을 통한 수익창출효과를 극대화하고 이업종간 제휴나 금융지주회사 등을 통한 금융의 겸업화로 다양한 수수료 창출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jb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