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철평 < 한국무역대리점협회 회장 chin@nkt.co.kr >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3M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사원이 회사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발관련 업무에서는 60%까지 실패를 인정한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장려하기 위한 기업문화다. 기업경영은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이다. 따라서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뿐만 아니다. 기업에는 서로 다른 문화가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가면서 사업성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 다음 투자하는 안전 위주의 기업이 있다. 그런가 하면 위험이 있는 곳에 이익이 있다는 신념으로 위기를 즐기는 모험적인(Risk-taking) 경영을 선호하는 기업도 있다. 일본식 경영의 간판인 마쓰시타와 미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혼다의 기업문화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차이점들을 찾을 수 있다. 마쓰시타의 사원들은 감색 싱글차림을 선호한다. 사무실은 늘 깨끗이 청소돼 있고 임원회의는 항상 정장차림으로 진행된다. 회의 방식에도 절도가 있고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회사에는 업무 전부문에 관한 매뉴얼이 정비돼 있고 사내 규정 또한 엄격하다. 늘상 실시되는 교육훈련으로 사원들의 행동양식도 통일돼 있다. 혼다는 어떤가. 혼다 사원들의 옷차림에서는 특별히 통일된 양식을 찾기가 어렵다. 회사 곳곳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 얘기한다. 사무실도 정돈이 제대로 안된 개인 책상 등으로 인해 어수선하다. 임원회의 분위기 또한 독특하다.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올린 채 전자칠판을 놓고 장시간 난상토론을 벌이곤 한다. 유연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 기업 문화도 돌다리식과 모험경영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어느 쪽이 낫다고 딱 잘라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후 벤처기업이 잠시 반짝했을 뿐 여전히 일본식 경영이 성공하고 있다. 리스크 테이킹 기업은 고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과연 안전 위주 경영이 최선일까. 토인비는 역사가 창조적 소수에 의한 도전과 응전으로 발전한다고 했다. 모험적이고 개방적인 기업문화는 우리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같은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