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 막판 월말 분위기를 만끽하며 아래쪽으로 밀고 내렸다. 장중 월말임에도 네고물량 공급은 활발하지 않았으나 환율 반등이 어렵자 막판에 물량을 내밀었다. 달러/엔 환율의 향후 방향이 수급을 조절함과 동시에 1,300원을 축으로 한 환율의 기울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7월의 마지막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 내린 1,300원에 마감했다. 장 막판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유지하던 일부 은행권에서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서면서 환율은 1,299.70원까지 저점을 내렸다. 밤새 엔화 약세를 반영, 상승 출발한 환율은 장중 달러/엔이 124엔대로 내려앉고 물량 부담으로 이내 내림세로 돌아서 마감까지 이를 유지했다. 시장은 월말을 맞은 네고물량과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도 물량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던 탓인지 달러/엔의 오름폭을 전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장중 흐름은 달러/엔의 동향을 따랐다. 달러/엔의 추가적인 조정여부와 이월된 물량으로 인해 다음달 1일에는 하락쪽에 무게가 더 실린다. 다만 밤새 엔화의 움직임과 1일 발표되는 7월 수출입동향 발표가 관건이다. 수출이 여전히 나쁘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반등이 어려움을 겪자 들고 있던 물량을 던지고 월말 분위기를 탔다"며 "어제 매수에 나선 역외에서도 차익실현 등을 위해 물량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도 큰 변수는 없으나 달러/엔이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일 거래범위는 1,296∼1,303원"으로 전망했다. ◆ 엔화 조정과 물량 부담 = 엔화가 전날의 약세를 딛고 조정되는 양상을 띤 데다 월말 네고장세와 NDF정산 관련 역내 매도 물량 등의 달러공급 요인이 환율의 안정적인 하락세를 도왔다. 특히 막판에는 월말임을 뒤늦게 인식했음인지 환율의 추가 반등이 어렵자 막판에 저점 경신에 나서기도 했다. 달러/엔은 장중 124.70∼124.80엔에서 주로 움직였다. 전날부터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식을 가진데다 닛케이지수 상승이 엔화를 조금 지지했다.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43% 상승한 1만1,860.77로 마감했다. 달러/엔은 30일 뉴욕장에서 125.15엔에 마감했으나 오후 5시 현재 124.83엔을 기록중이다. 역외세력은 이날 NDF정산관련 매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달러/엔이 조정되고 아시아 증시가 대체로 안정되는 등 시장 주변 여건상 원화에 호의적으로 작용한 부분이 많았다. 업체는 삼성전자 등의 네고물량이 나오기는 했으나 월말임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크지 않았다. 수출부진에 따라 물량이 충분치 않은데다 아직 환율방향성이 없어 외화예금에서 쉽게 달러화를 빼지도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물량이 2억달러 가량 있었으나 역외에서 이를 별로 흡수하지 않았다"며 "장 막판까지 물량이 쏟아졌으나 받아주는 곳이 없어 내일도 물량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밤새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25엔대에 오른 달러/엔 영향으로 1,308원까지 올랐던 것을 반영, 전날보다 1.60원 오른 1,305.10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1,305.20원까지 잠시 오른 환율은 달러/엔이 124엔대에 진입하자 9시 52분경 전날보다 0.20원 낮은 1,303.30원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보합권을 거닐다가 이내 약보합권내에 편입돼 하향 압력을 받는 가운데 오전 11시 30분 1,301.8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1,302.70원에서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1.20원 낮은 1,301.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01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소폭 되올라 주로 1,301원선에서 한동안 거래됐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124.80엔대로 반등한 틈을 타 3시 20분 1,302.90원까지 반등한 뒤 떨어지면서 4시 29분경 1,299.70원까지 저점을 내렸다. 장중 고점은 1,305.20원, 저점은 1,299.7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5.5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닷새만에 주식 순매수를 접고 거래소에서 77억원의 매도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4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1,36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2,7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8억1,930만달러, 2억4,820만달러가 거래됐다. 다음달 1일 기준환율은 1,302.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