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이 현금과 다름없어져 가고 있다. 종전엔 특정 장소 외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상품권이 발행한 회사에 상관없이 백화점이나 할인점 외식업체 주유소 호텔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사용범위가 확대돼 가고 있는 것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른 업체나 업종간에 상품권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포털사이트 업체도 상품권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백화점간 제휴 활발=삼성플라자와 현대백화점이 가장 활발하게 상품권 제휴에 나서고 있다. 삼성플라자는 현대·신세계·갤러리아·미도파·대구 동아백화점과 손잡았다. 분당에 점포 하나를 둔 삼성플라자는 단일 점포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상품권 제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고급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아직은 점포수가 적다고 판단,제휴를 통해 자사 상품권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는 삼성플라자 미도파 애경 대구백화점 등에 이어 31일엔 경방필백화점과도 제휴,1일부터 양사의 금액상품권 모든 종류를 공동 취급키로 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특히 다른 업종과의 손잡기에 적극적이다. 콘도 호텔 골프장 외식업체는 물론 면세점 여행사 커피체인점 영화관 등 다양한 업종에서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강력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례적으로 제휴한 업체가 한군데도 없다. 호텔롯데 롯데월드 등 계열사외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상품권 제휴의 이점=상품권의 쓰임새가 넓어지면 판매량이 늘어난다. 백화점 상품권 시장이 지난해 1조4천억원에서 올해 2조1천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는 이같은 범용성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다른 업체의 힘을 빌려 점포망이 늘어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전국 네트워크가 일시에 형성되는 셈이다. 중소·지방 백화점은 대형 백화점의 이미지를 판촉에 활용할 수도 있다. ◇온라인 업체들도 참여=야후코리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 업체들이 수익모델의 하나로 상품권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야후는 문화상품권으로 특화,전국 5천여개의 서점 극장 음반가게에서 야후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