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 8년간 경제적으로 더할 나위없는 호황을 누려왔다. 유럽과 일본에 비해 월등한 경제성장과 생산성 증가를 이룩했고 실업률도 유럽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동안 미국 시장은 수입품에 대해 유럽이나 일본보다 문호를 더 열어놓았고 달러가치는 훌쩍 올라갔으며 자본시장도 활짝 열렸다. 이와 동시에 미국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불균형도 훨씬 더 심화됐다. 미국경제는 그동안 수출뿐아니라 수입으로부터 막대한 도움을 받아 왔다. 수입품은 소비자가격과 생산재가격을 떨어뜨렸고 인플레이션을 둔화시켰다. 또 자원을 미국이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집중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생산성 향상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끊임없이 유발시켜 왔다. 이 모든 것이 미국의 낮은 실업률과 소득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은 엄청난 규모의 자본 순유입으로 인해 심화됐다. 전세계의 돈들이 좀더 매력적인 투자처와 안전한 보관처를 찾아 미국으로 흘러들었다. 방대한 자본의 유입으로 인해 미국의 소비와 투자규모는 생산규모를 초과했다. 이는 자본비용을 낮추고 투자를 증가시켰으며 생산성장률 증가로 이어졌다. 자본순유입의 또다른 결과은 "강한 달러"다. 강한 달러는 미국의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주고 해외에서 사는 것과 파는 것의 교환조건을 유리하게 해준다. 그결과 물가와 금리는 떨어졌고 생활수준은 높아졌으며 생산력은 강해졌다. 강한 달러는 또한 해외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기여해 왔다. 경상수지 적자는 보통 총수요를 감소시키지만 미국은 최근 몇년동안 적정한 수요를 유지해 왔다. 통화정책과 세금 감면 등과 같은 재정정책으로 수요를 진작시켜 왔다. 방대한 규모의 자본 순유입도 그자체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외국투자자들에게 충분한 투자이득을 안겨주는 이상으로 이익을 거두면 된다. 남아있는 문제는 경상수지 적자가 여러가지 면에서 미국경제 미래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달러에 대한 신뢰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미국 경제의 전망이나 정책 체계의 건전성에 대한 해외 인식의 변화에 우리를 좀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 경제의 규모와 힘덕분에 우리는 아직도 상당기간 경상수지 적자를 떠안고 갈 수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이 불균형을 시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균형 해소를 촉진시키는 동시에 여러 면에서 유익한 정책적 방안들이 있다. 반면 경상수지 적자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흔히 주창되지만 심각한 경제적 역효과를 초래,결과적으로는 아주 어리석은 정책적인 방안들도 있다. 대외적으로 미국은 유럽과 일본의 구조적 개혁과 무역자유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한다. 이는 유럽과 일본지역의 성장 촉진과 매력적인 투자기회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럽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수출이 늘어나고 더 많은 국제 자본들이 이들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이 결과 경상수지 적자도 감소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국제적인 경제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내적으로는 저축률을 증가시키는 것이 경상수지 적자를 감소시킬 수 있는 가장 건설적인 방법이다. 저축이 늘어나면 수입은 감소하고 자본 유입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 10년간 시행된 세금관련 정책은 국민 저축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저축에 대한 세금공제를 실시하는 것도 저축을 늘리는 유용한 방책이 될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방안들로 자주 언급되는 두가지 주장이 있다. 무역 장벽을 높이라는 것과 강한 달러 정책을 변경하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 방안은 일시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결국은 미국 경제에 극심한 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무역 장벽을 높이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고 비교우위 효과가 줄어든다. 특히 생산성 향상에 대한 압력이 완화된다. 또 보호무역주의적인 조치는 다른 나라들도 보복적인 무역조치들을 취하게 된다.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하게 되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자본유입 등에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이 글은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연설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