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사랑의 집짓기가 한창이라는 소식이다. 한국 사랑의집짓기 운동연합회(한국해비타트.이사장 정근모)가 아산 태백 파주 군산 진주 경산 등 6곳에 짓는 1백30여채의 사랑의집 신축 공사에 방학을 맞은 고교생부터 휴가를 얻은 직장인까지 두루 참가,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랑의 집짓기(Habitat for Humanity)는 미국의 밀러드 풀러(66)가 '자기집을 가지면 누구나 자립의지가 강해진다'는 전제 아래 1976년 시작한 사회운동이다. 풀러는 20대에 백만장자가 됐으나 돈과 명예만 좇는 생활에 염증을 느낀 아내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전재산을 사회에 내놓은 뒤 영세민을 위한 거처 마련에 나섰다. 세계 76개국 사람들이 동참중인 이 운동의 특징은 누군가 목돈을 내고 전문 공사인력을 동원해 집을 짓는게 아니라 설계에서 땅 파기,문짝 달고 칠하기까지 모든 공정을 자원봉사자들의 손으로 해결한다는 점이다. 서툴더라도 직접 장도리와 곡괭이를 들고 일함으로써 노동의 고통과 보람을 느끼고 이웃사랑을 실천하게 한다는 취지다. 입주자 또한 참여해야 하는데 그래야 집에 대한 애착과 긍지가 생기고 관리.보수 방법도 알게 된다는 까닭에서다. 한국에선 95년 시작됐는데 올해엔 특히 '지미 카터 특별건축사업(JCWP;Jimmy Carter Work Project)'으로 책정돼 주목을 끌고 있다. JCWP는 카터 전대통령이 84년 뉴욕의 한 캠프에 참여한 이후 정례화된 프로그램이다. 이 행사 대상국이 되면 카터 전대통령이 현장에서 마무리작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역시 8월 5∼11일 태백 장성동 공사장에서 팔을 걷어붙일 것이라고 한다. 카터 전대통령과 풀러 총재,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대통령 등 외국인사들이 내한하는 탓인지 올해 사랑의 집짓기 마감작업엔 정계인사들을 비롯한 국내 유명인들도 앞다퉈 참가하리라는 보도다. 집없는 설움은 배고픈 설움 다음이라고 하거니와 집짓기는 망치로 하는 사랑의 실천이다. 모쪼록 국내인사들도 얼굴 내밀기에 그치지 말고 하루 혹은 반나절만이라도 진짜 땀흘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