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한때 1,300원까지 밀려 1,200원대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희석되면서 원화도 영향권내 편입돼 있다. 추가적인 달러/엔의 하락과 물량 공급 여부가 1,300원 지지력을 테스트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오후 3시 16분 현재 전날보다 8.40원 낮은 1,300.40원을 기록중이다. 오후 들어 1,300원까지 미끄럼을 탄 환율은 이에 기댄 저가매수와 달러되사기(숏커버)로 소폭 되올랐으나 여전히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공급이 우세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3.42엔으로 내림세를 잇고 있다. 달러 강세에 대한 불신감이 달러화 매도를 부추기고 있는 양상. 27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가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의 경기회복도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어제 1,305원 수준은 너무 높아 개인적으로 1,200∼1,250원대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평가절상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환율은 달러수급과 경제전망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을 통해 인위적인 환율 조정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날에 이어 주식 순매수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451억원의 매수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63억원의 매도 우위로 엇갈린 방향으로 거닐었다. 지난 월요일 1,984억원의 순매도분 중 1억달러 이상이 역송금수요로 등장했으나 달러 매도세에 묻혀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300원을 찍은 이후 경계감이 강해져 달러되사기가 나오고 있다"며 "정부도 인위적으로 환율 조정을 않겠다고 해 오늘 중 1,300원은 지켜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막판 떠도는 물량이 다시 부각되면 밀릴 가능성도 있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월말이 다가올수록 공급요인이 부각되고 있어 1,200원대는 조만간 입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이 마감전까지 더 빠지면 1,300원도 장담할 수 없다"며 "공급도 현재 우세한 상황이라 추가 하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303.9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한동안 1,303원 범위에서 거닐다가 매도세가 활개치면서 차례로 레벨을 뚫고 내려 1시 57분경 1,300.50원까지 내렸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300∼1,301원에서 거래되다가 2시 31분경 1,300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달러되사기가 나오면서 1,301∼1,302원 범위로 소폭 되올라 거래됐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