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내림세로 출발한 뒤 하향 시도를 잇고 있다. 매수세력이 거의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물량 공급이 많아지고 있다. 주변여건이 호전되고 시장 참가자들도 사자(롱)마인드가 누그러진 상태에서 1,300원선 초반까지 밀려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15분 현재 전날보다 4.30원 내린 1,304.50원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보다 3.80원 낮은 1,305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05.90원까지 오른 뒤 1,305원을 축으로 공방전을 펼치다가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23엔대로 내려선 달러/엔에 별반 영향을 받지 않고 1,308원에 주로 거래됐으나 달러/엔의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 물량 공급이 커지면서 환율은 10시 7분경 1,304원까지 저점을 내린 후 1,304원선에서 흐르고 있다. 저가 인식에 따른 매수세가 드러내고 지난 월요일의 주식순매도분이 역송금 수요로 등장하는 것이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업체는 네고 물량을 내놓고 있으며 역외에서는 매수쪽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3.52엔으로 전날 뉴욕 외환시장의 내림세를 잇고 있다. 25일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강한 달러 정책에 대한 불신감 등으로 한때 123.45엔까지 내려선 끝에 123.62엔에 마감했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이 달러 강세 정책을 거듭 천명했고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도 "강한 달러 정책을 수정하는 것은 경제에 좋지 않다"고 발언했으나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윌리암 더들리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달러화가 급락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 강세 정책 수정을 권고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잠식해 미국 대외 무역 경쟁력 저하의 주요인이 되고 달러화 위험 증가로 자본 유입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 주식 순매수세를 이어 거래소에서 109억원의 매수 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22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 화요일 1,984억원의 순매도분이 역송금 수요로 일부 나와 환율 하락을 억제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동남아 통화가 약세를 탈피해 안정적인 모습이고 국내외 증시도 올라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안정됐다"며 "달러/엔이 123엔대 초반까지 내려설 것이란 전망도 있어 하락쪽으로 기울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자(롱)마인드가 많이 꺾여 오늘 거래는 1,300∼1,307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