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4일 이계안 총괄사장을 현대캐피탈회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김동진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금융 및 상용부문을 동시에 강화하는 한편 현대모비스 출신들로 정몽구(MK) 회장의 친정체제를 굳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날 인사의 특징을 '자동차 종합 금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진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대차 그룹 계열 할부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을 통해 카드사업 신규 진출 등금융서비스 사업을 확대, 개편하겠다는 것. 이는 GM(금융자회사 GMAC), 포드( 〃 FMCC), 도요타( 〃 TFS) 등 세계 메이저자동차 업체들이 할부금융 자회사를 통해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이를 자동차 산업과 연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현대차는 강조했다. 또 BMW코리아가 올 가을 BMW파이낸스 한국법인을 설립, 국내에서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고 도요타도 국내 금융서비스 진출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으며 GM이 대우차 인수시 GMAC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그룹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 부문을 육성해야 한다는필요성이 업계에서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지난해 9월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된 뒤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확고히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한 이 회장이 현대차의 하나 남은 숙원사업을 성공시킬 수있는 적임자라는 것이 현대차의 판단이다. 물론 오는 26일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상용차 엔진 합작법인 출범을 앞두고 이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김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임명, 상용차 사업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인사로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 출신 인사들이 대거 전진배치됨으로써 MK의 친정체제가 더욱 굳혀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78년 현대정공에 입사, 96년 현대우주항공으로 옮길 때까지 MK의 두터운 신임을받아온 김 사장이 총괄사장에 임명된 반면 현대중공업으로 입사,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부사장을 지낸 이 회장이 계열사로 옮김으로써 `힘의 균형'이 현대모비스 쪽으로완전히 기울었다는 것. 이날 인사를 앞두고 현대차 주변에서 이른바 '현대그룹 종기실 출신 3인방의 2선후퇴설'이 함께 나돌았던 것도 이같은 분석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인사와 '뒤따를 수도 있는 후속인사'를 통해 MK가 현대그룹과 완전결별하고 현대모비스 출신들로 사실상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 현대차 안팎의해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