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달러화 약세의 영향으로 나흘만에 하락 마감하며 1,310원 아래로 내려섰다. 장중 환율은 '변수없음'을 인식하며 철저한 박스권 장세를 연출했다.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환율은 1,305원을 중심으로 한 지지력여부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90원 내린 1,305.80원에 마감했다. 최근 좀처럼 연속성을 찾기 힘든 흐름을 보이고 있는 환율은 이날 주로 1,305∼1,306원의 좁은 범위에서 봉쇄당했다. 오전중 기록한 1,306.90원과 1,303원이 각각 고점과 저점으로 유지됐다. 수급은 적절하게 유지됐으며 달러/엔 환율은 124엔 등정에 실패한 채 전날 뉴욕 마감가인 123.86엔에서 위아래 소폭 등락하는 정도에 그쳤다. 환율 하락을 위한 조건들이 다소 우세했으나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1,305원을 지탱했다. 20일에는 1,305원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이 예상되나 환율의 소폭 하락쪽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달러/엔이 아래쪽으로 조금씩 흐르고 있는데다 국내외 증시의 낙폭이 커져서 조정을 거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추가 하락 여지가 충분하나 달러/엔을 보고 아래쪽으로 일방적으로 밀기 힘들다"며 "역외매수세가 중단돼 NDF정산관련 매물이 1,300원대 초반까지 밀기에도 충분했으나 결제수요가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 환율 하락변수가 나와도 1,305원이 지켜지는 양상을 보이면 상승추세는 아직 유효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거래범위는 1,303∼1,308원"으로 예상했다. ◆ 변수없는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 = 시장을 둘러싼 여건은 어디에도 기울지 못한 탓에 혼조세를 보였다. 개장초 밤새 환율 하락요인을 반영한 뒤 움직임이 거의 멈추다시피 하는 장세였다. 달러/엔 환율은 124엔 등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1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발언과 이번 주말 G8 회의시 최근 미 달러 강세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예상으로 125.40엔대에서 하락세를 보여 123.86엔에 마감했다. 그린스팬 FRB의장은 하원 통화정책 관련 증언에서 "미국경기의 불확실성으로 금리를 다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미 경기 둔화 상존 위험성과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시사했다. 반면 오닐 장관은 달러 강세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발언을 통해 달러화를 지지했으나 달러화의 상승을 지속시키지 못했다. 달러/엔은 주로 123.80∼123.90엔대 박스권에서 거의 등락을 거듭했다. 역외세력은 개장전반에 매수에 조금 나선 이후 관망세로 돌아섰으며 업체는 결제와 네고를 적절히 섞었으나 큰 규모는 없었다. 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물량이 2억달러 가량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역외에서는 그만큼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 최근 시장에 불안심리를 유포시켰던 신흥시장의 불안감은 추가 진전상황없이 잠복했으며 돌발 수급도 없었다. 시장참가자들은 밤새 포지션을 가져갔다가 최근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고 이날도 개장초 물량을 털어내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장중에는 환율이 조금만 움직여도 포지션을 정리하는 양상이 전개돼 스스로 박스권 장세를 자초하는 모습을 보였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6.70원 낮은 1,305원으로 출발, 개장 직후 내림세를 타며 1,303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18일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이 달러화 약세에 따라 1,310원까지 내려서는 하락기조로 마감한 것을 반영했다. 전날 달러매수초과(롱) 상태였던 참가자들은 개장초 적극적으로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섰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와 달러/엔의 소폭 상승을 업고 낙폭을 줄이며 1,306.90원까지 올랐으나 추가 상승은 저지된 채 1,305∼1,306원선에서 거닐다가 1,306.2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오른 1,306.3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4엔대에 진입한 달러/엔을 보고 1,306.50원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의 변동을 따르면서 대체로 1,305∼1,306원 범위를 주 무대로 했다. 사흘째 주식 순매도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83억원, 33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월요일의 순매도분 247억원은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이날 순매도분도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을 보였다. 장중 고점은 1,306.90원, 저점은 1,303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3.90원에 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9,7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3,1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8,700만달러, 5억6,140만달러가 거래됐다. 20일 기준환율은 1,305.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