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최대 한인 은행인 한미은행이 북한 은행들과의 송금거래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계약 성사시 미국 및 남북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외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 경제교류 활성화는 물론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육증훈 한미은행장은 11일 "최근 북한 은행과 송금거래 계약을 위해 대북 사업가들을 통해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현재 북측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육 행장은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조치와 관련해선 "미 당국에 문의한 결과 북한과 송금거래를 하는 데 특별한 제한규정이 없었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합의가 있으면 송금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미은행은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이나 무역은행 등과 송금거래가 이뤄지면 군사및 하이테크 분야를 제외한 단순 무역거래(신용장개설 및 물품구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육 행장은 "한미은행이 북한에 계좌를 오픈하고 외화를 유치하면 신용카드 결제기간이 단축됨은 물론 외화가 부족한 북한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외국인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한 경우 싱가포르와 동구권을 거쳐 결제되기 때문에 2~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은행은 2~3년전부터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에 대비한 은행간 경제교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오다 작년 남북정상회담 및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방북 계획을 계기로 북한과 송금거래 계약을 본격 추진해왔다. 한미은행은 순수 동포자본으로 설립된 한인은행으로는 자산규모가 제일 크며 현재 3백여개 외국은행과 거래계약을 맺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