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의류매장에 화려한 공주패션 물결이 일고 있다.

이와 정반대 스타일인 누더기(거지)패션도 유행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패션시장에서 "공주와 거지"가 공존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여름옷 매장에 공주 스타일의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레니본'이 대표주자.

레니본 매장에선 어깨선과 가슴선,밑단까지 주름이 들어가 있는 티셔츠를 선보였다.

색상도 핑크 그린 등으로 화려하기 그지 없다.

특히 '인어 스타일 스커트'는 몸매의 곡선을 드러내며 여성스러움을 나타내는 치마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틴'매장에서는 소매부분에 주름이 들어가 있어 공주풍을 느끼게 하는 '퍼프(puff)' 소매 티셔츠가 특히 많다.

'에고이스트' 매장은 형태가 다른 공주패션을 유행시키고 있다.

가슴에 꽃을 장식하고 밑부분에 둥그스름한 주름이 가미된 원피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의류뿐만이 아니다.

패션 소품들도 공주스타일 일색이다.

잡화 브랜드인 '쌈지'에서는 둥그스름한 모양에 손잡이부분을 주름으로 처리한 공주 가방을 판매하고 있다.

'올리비에' 매장에서는 큐빅이 박힌 머리핀과 꽃모양 머리 리본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속옷매장 '와코루'에서는 퍼프소매 잠옷,레이스와 벨트로 구성된 잠옷,꽃 장식 잠옷 등 공주스타일 잠옷이 판매되고 있다.

이와는 정반대 스타일의 '누더기 패션'도 올 여름 패션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찢어진 청바지가 누더기 패션의 대표격이지만 이밖에도 빛이 바래고 천이 닳은 가죽점퍼,물빠진 청바지 등 다양한 형태의 누더기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누더기 스타일을 의미하는 '빈티지 룩(Vintage look)'은 90년대 후반 오래 묵은 옷을 새롭게 연출하자는 실용적인 패션이념에서 출발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9층 '써스데이 아일랜드' 매장은 빈티지 룩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곳.

히피족을 연상시키는 허름한 질감의 원피스,어깨끈을 손뜨개질로 엮은 민소매 티셔츠,자동차 수리공들이 입을 만한 허름한 옷들이 이 매장의 인기 상품이다.

롯데백화점 진창범 숙녀캐주얼 매입팀장은 "올 여름 여성패션의 가장 중요한 테마는 '공주'라고 할 만큼 매장마다 공주패션이 많다"며 "그런 공주 패션이 누더기 패션과 공존하는 것은 올 여름에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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