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낸 배경으로는 △작년말 대손충당금을 많이 적립, 재무건전성을 높였고 △신용카드 사용이 늘면서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신용카드 관련 수입이 작년보다 49% 늘어나면서 이익 증대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올 하반기까지 이런 기조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35개 워크아웃 기업 처리문제와 현대 쌍용그룹 처리 등 대형 암초가 은행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 흑자기조, 하반기까지 이어질까 =정부와 은행 관계자들은 '흑자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 은행들은 대손상각(10조7천8백억원)과 부실채권 매각 등을 통해 부실여신 비율을 8.0%로 떨어뜨렸다. 반면 은행의 영업수익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저금리 추세로 이자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신용카드 관련 수수료(신용판매 대금결제 및 카드론,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과 △각종 공과금 수납대행 수수료 등의 유료화 또는 현실화로 수수료 부문 흑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들은 상반기중 2조4천여억원의 수수료를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6%나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유가증권 투자수익 등을 합하면 부실채권 처리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고도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다는게 은행권의 계산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하이닉스반도체와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쌍용양회 등의 처리에다 워크아웃 기업들의 숨겨진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뜻하지 않은 부담을 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고개드는 일부 은행의 구조조정 =상반기 결산 결과 평화은행의 거취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평화은행을 내년 6월까지 독자생존시킬지에 대해 정부가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평화는 상반기중 25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이 은행의 최종 결산보고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평화는 경영계획이행약정(MOU)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달말 직원 2백명을 감원하고 점포 10개를 폐쇄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었다. 한 관계자는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2%로 집계됐다"며 조기 편입가능성을 일축했다. 대구은행은 작년말 11.69%였던 BIS 비율이 지난 3월말 10.22%로 떨어졌다. 6월말 잠정 결산에서는 우방 보성 서한 등 지역 건설업체의 부실화로 4백3억원의 적자를 냈다. 일부에선 추후 부실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대구은행은 우량 지방은행으로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