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투입으로 완전 감자된 은행들의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사가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자회사들과 경영이행약정(MOU)을 체결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은 지난 2일 이사회에서 우리금융지주사가 제시한MOU의 내용에 자율경영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또 광주은행 직원 200여명은 지난 5일 광주 광역시 본점 임원실에 모여 MOU 내용이 경영 자율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독자 경영을 보장해 달라고 주장하며 MOU 체결을 무산시켰다.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노사정 합의를 통해 내년 6월까지 독립적 경영을 보장받은마당에 독립경영을 침해할 소지가 담긴 내용의 MOU를 새로 맺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남은행 임직원 700여명도 6일 오전 본점에 모여 우리금융지주사 윤병철 회장의 출입을 막는 방식으로 MOU 체결을 저지했다. 경남은행 노조 관계자는 "MOU는 경남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지역 기반과 영업 기법을 감안하지 않은 채 기계적인 합병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면서 "당초약속대로 내년 6월까지 독자 경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자회사 은행들에 경영.인사권을 어느정도 부여하는 쪽으로 MOU를 마련해 이달 중순까지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비용 고효율의 은행으로 통합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나 당분간 자회사에 자율권을 보장해주는 쪽으로 MOU를 다시 마련할 것"이라면서 "자회사들은 공적자금 투입으로 완전감자된 은행들인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고 독자 경영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