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중부 안데스산맥엔 야생 장미류들이 많이 자란다. 이 식물엔 특이한 신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이 신물질의 이름은 YQ2.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물질을 사람이 먹어도 괜찮다고 승인했다. 따라서 이 물질을 먹어보려는 수요자가 국내외에서 급격히 밀려들 전망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더 큰 관심사는 이 물질이 지방을 몸 바깥으로 배설해주는 기능을 가졌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비만을 막아준다는 얘기다. 앞으로 '다이어트 바람'이 이 물질의 수요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 YQ2는 한국의 벤처기업인 쎌텍스(대표 장진혁)가 개발해냈다. 이 회사는 미국 데저트킹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 물질을 추출해낸 것이다. YQ2는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현지 공장에서 원액을 뽑아 국내로 가져온다. 쎌텍스는 이 원액으로 '앵콜'이란 탄산 음료를 만들었다. 이 캔음료를 마셔보면 콜라처럼 목 안에 짜릿함이 느껴진다. 이 음료수가 출하되자 한국보다 뚱뚱한 사람이 많은 미국에서 먼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만 출하한 지 한달만에 18억원 어치의 주문을 받았다. 콜라를 마시던 사람들이 이를 선호해서다. 브라질의 베리카 등에서도 판매권을 달라고 아우성이라고 한다. 이 회사가 이렇게 성공가도에 올라서게 된 것은 단지 신물질을 찾아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영 방식도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찾아낸 것만큼이나 신선하다. 이 회사는 신물질을 개발해내는 데 지난 98년부터 10억5천만원이란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 돈은 신물질을 찾아내는 데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공을 거둔 것은 '산학연 컨소시엄'을 잘 활용한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인들은 대학이 가진 기술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장진혁 사장은 이화여대 화학과 남원우 교수와 컨소시엄을 맺어 YQ2의 약효를 검증했으며 건국대 배동호 교수와도 식물 추출물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했다. 쎌텍스는 YQ2외에 펩타이드 올리고당 등 다른 천연물질에 대해서도 산학연 컨소시엄으로 연구개발중이다. 연구개발 전문업체이면서도 연구개발을 외부에 용역으로 주는 게 이 회사의 숨은 강점이다. 올해 국내에서 맺어진 산학연 컨소시엄은 1백89개에 이른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 자금은 3백50억원으로 미흡하다. 그럼에도 이런 산학연 컨소시엄에서 장미를 발견해낸 벤처인이 있다. 그가 바로 장미에서 YQ2를 발견해낸 사람이다. (02)547-1005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