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동 < 인젠 대표이사 bdlim@inzen.com > 우리는 인터넷을 또 다른 세상,즉 사이버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이버 세상을 말할 때 간과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사이버 세상에서도 개개인이 인격체로서 존재하며 비록 그 인격체가 현실의 자신과 다를지언정 사용자가 그 인격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컨페더레이션스컵이 열리는 동안 대한축구협회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게시판에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에 대한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고 그 위에는 비방받은 선수의 팬이 써 놓은 반박문으로 아수라장이었다. 만약 사이버 세상에서 자신이 키우는 또 하나의 인격체를 생각해 봤다면 이렇게 쉽게 욕설과 비방하는 글을 게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비슷한 반박이 반복되는 다른 사이트를 보더라도 그 속에는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다. 인터넷에서는 사람이 정보를 만나는 동시에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을 사이버 세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만약 인터넷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세상에 대한 새로운 제시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미래의 세상은 작금의 세태보다는 아름답고 풍요로워야 할 것이다. 세계 최초로 초음속을 돌파했던 전설적인 파일럿 척 예거는 후배 조종사들에게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전투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조건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어도 적용되는 질문은 한 가지다. '그것이 얼마만큼 사람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인가''인간을 좋게 만드는가'하는 질문이 그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인터넷도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인터넷은 그 보급 속도가 너무나 빨라 이러한 질문을 던져놓고 해답을 찾는 와중에 어느새 우리들 속으로 침투해 버린 것이다. 이제는 학교에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 아이들에게 정보검색 방법이 아닌 또 하나의 인격체인 사이버 인격체의 중요성과 사이버 세상에서 지켜 나가야 하는 것들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왜냐하면 인터넷은 아직 어리고 여린 세상이며 우리가 꿈꿔왔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