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137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금융구조조정을 시작한지 3년이 지났으나 국내은행들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악화됐고 무수익여신비율도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은행구조조정 3년간의 평가와 과제'라는 보고서를 냈다. 연구소는 인수은행군(국민.주택.신한.하나.한미.제일은행)을 제외한 여타 시중은행군(조흥.한빛.서울.외환.평화은행)과 지방은행군(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 밝혔다. 여타시중은행군의 총자산순수익률(ROA)은 작년말 기준 -1.83%로 97년말의 -1.12% 보다 악화됐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8.23%에서 -68.71%로 상당히 나빠졌다. 지방은행군 역시 ROA는 -0.99%에서 -1.23%로, ROE는 -8.56%에서 -48.61%로 각각 떨어졌다. 그러나 인수은행군의 ROA는 0.39%로 97년의 -0.62%보다 개선됐으며 ROE도 -11.88%에서 7.42%로 상승했다. 또 작년말 기준 국내 3개 상위은행의 ROA는 1.01%로 외국의 선진 금융기관인 씨티그룹 3.50%, 뉴욕은행 1.90%, ING 1.80%, 웰스파고 1.50% 등보다 턱없이 낮았다. 무수익여신 비율의 경우 여타시중은행군은 작년말에 11.16%로 3년전의 6.36%보다 4.80%포인트 높아졌고 인수은행군 역시 4.40%에서 4.99%로 올라갔다. 지방은행군은 11.42%에서 7.37%로 떨어졌다. 세계 1천대 은행의 나라별 평균 무수익여신 비율을 보면 한국이 6.6%로 미국 0.6%, 영국 2.4%, 독일 1.1%, 일본 5.0% 등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전반적으로 개선돼 인수은행군은 97년 7.59%에서 200년 10.99%로, 여타 시중은행군은 5.39%에서 9.88%로 각각 올라갔다. 지방은행군은 11.54%에서 10.56%로 조금 떨어졌다. 이 연구소의 유용주 수석연구원은 "지난 3년간 은행들의 건전성과 생산선은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수익성은 인수은행군을 제외하면 악화됐다"면서 "수익성 악화는 대형 부실이 발생하면서 충당금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은행구조조정 3년간 은행산업의 특징중 하나는 외자계 은행이 크게 부상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외환.한미.국민.하나.제일은행의 1대주주는 외국인이며 외환.주택.제일은행의 경우 외국인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과 외국인 1대주주 은행의 여.수신고 점유율은 작년기준 43.7%에 이르며 이는 1년전인 99년말의 41.7%보다 2.0%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자생력을 겨우 갖춘 국내은행들은 이제 선진금융기관과의 경쟁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공적자금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정부는 은행소유구조나 경영개입 등에서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