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금감원장 겸임)이 25일 금감원 직원들에게 고사를 인용하면서 사기를 붇돋웠다. 최근 취업제한 등으로 인해 금감원 직원들중 상당수가 풀이 죽어 있자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힘껏 일하라"고 격려한 것. 이 위원장은 이날 정례 간부회의에서 사기 '이장군열전'편에 나오는 '桃李不言(도리불언) 下自成蹊(하자성혜)'라는 고사성어를 인용, "현재 어려움이 있어도 열심히 일하면 외부평가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말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전한(前漢)시대 이광(李廣) 장군의 일화에서 따온 말로 '복숭아와 오얏(이 장군)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있어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 장군은 흉노족 침입 때 뛰어난 용병술과 침착함으로 전공을 세웠으나 대장군 위청이 출진할 때 기한내에 당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궁지에 몰리자 "모든 죄는 내게 있다"며 자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외부 전문가를 적극 받아들이고 일부 직원은 금융회사 주총을 통해 외부로 내보내고 있는데 일부에서 이를 문제삼고 있다"며 "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위원장과 이 장군의 성이 같은 것과 관련, 이 위원장이 자신을 이 장군에게 비유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돼 여운을 남기고 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