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신 < 민주당 국회의원 yschang@assembly.go.kr > 신기하게도 남북관계와 관련이 깊은 사건은 모두 6월에 있었다. 1950년 6·25전쟁을 시작으로 문규현 신부가 밀입북한 사건이나 임수경씨가 평양축전에 참가해 남북한이 함께 발칵 뒤집혔던 일들이 80년대 말 6월이었다. 90년대 김일성 주석이 카터 전 미국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의사를 표명한 것이나 고인이 된 정주영 회장이 소 5백마리와 함께 방북한 것,남북의 해군이 서해에서 교전을 벌였던 것들이 모두 6월이었다. 21세기 첫 6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다. 두 세기에 걸쳐 남북한의 냉전과 화해의 양면이 모두 6월에 있었던 셈이다. 20세기의 6월이 분단시대에 어울리는 것이었다면 21세기의 6월은 통일을 향한 디딤돌을 놓은 의미가 있다. 이제 통일을 향한 열매를 탐스럽게 가꾸는 작업이 우리 시대에 부여된 과제가 됐다. 그런데 통일을 '필수과제'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여기는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얼마전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 통일에 대해 찬성이 45%였고 반대가 무려 4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15%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남학생 가운데 통일을 찬성하는 이유로 '군대를 안 가도 된다'는 점을 꼽았다는 것이다. 분단현실이 처음에는 '장벽'이었던 것이 어느새 길들여져 그저 '울타리'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동족상잔의 아픈 역사 속에서 모순의 세월이 길었던 만큼 통일 이데올로기도 오염된 채 표류하고 있다. 전쟁세대도,전후세대도,청소년도 모두 함께 진정한 하나가 되어야 비로소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여야가 하나가 되는 날 남과 북도 하나가 될 수 있다. 남북관계에서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이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화해와 협력 그리고 통일을 열어 나가야 할 '민족의 달'6월에는 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평화와 통일은 어느날 갑자기 그것도 한꺼번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