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1,300원은 탄탄했다. 전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는 달러/엔 환율이 시장에 반영됐으며 역외매수세가 누그러든 점이 시장심리를 다독였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20원 낮은 1,300.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경계감으로 환율은 기술적인 하락요인을 품고 있은데다 달러/엔 환율이 전날보다 낮아진 점이 한때 1,300원 아래로 내려서게도 했다. 그러나 600선 아래로 뚫고 내려선 국내증시 하락 및 외국인 주식순매도 등이 추가하락을 막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외환당국 고위관계자는 하반기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분과 구조조정 기대감 등을 들어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한 의견을 내비췄으며 시장에 다소 압박을 줬다. 엔화 환율의 조정 타이밍에 맞춘 발언이었다. 시장관계자는 그러나 "익히 아는 사실인데다 실수가 나오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며 FDI에 대한 확인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3엔=1,300원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고 있다"며 "달러/엔을 보면서 거래가 계속 이뤄지는 가운데 123엔이 지켜지는 한 1,300원이 지지되고 위로는 1,305원까지 오를 여지가 있으나 장중 흐름은 막힐 것 같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1,300원 안착 분위기는 아니다"며 "엔화따라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으며 FDI자금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됐으나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 거래범위는 1,298∼1,302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조용한 흐름을 이었다. 전날 뉴욕장에서 하야미 일본은행(BOF)총재 발언의 영향을 받아 122.85엔의 내림세로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무역흑자폭 축소로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122.90∼123.10엔대에서 주로 움직였다. 일본 재무성은 미국 경기 둔화 여파로 5월 무역수지 흑자폭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86.1% 급감한 801억 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5월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0.9% 줄었으나 수입은 14%가 늘었으며 전체 무역수지 흑자폭은 2,878억엔이었다. 이같은 무역흑자 감소추세는 침체 우려에 시달리는 일본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 엔화가치의 하락을 자극했다. 그러나 전날 하야미 총재의 발언으로 엔화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엔화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최근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던 역외세력은 뉴욕장에서 달러매도에 무게를 실었으나 개장초 롤오버성 물량을 사들이기도 했으나 큰 규모의 거래는 자제되고 있다. 업체들은 여전히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적극적으로 팔자는 의사는 거세된 듯한 분위기며 기준율보다 낮은 환율 수준으로 1,300원선 초반에서는 결제수요가 유입됐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나흘째 순매도에 비중을 두고 낮 12시 17분 현재 거래소에서 307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3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역송금수요로 환율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엔과 NDF환율의 하락세를 반영, 환율은 전날보다 2.90원 낮은 1,30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레벨을 낮추며 1,300∼1,301원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밀리는 장세가 뚜렷해지면서 1,299.90원까지 내렸다. 이후 환율은 소폭 되올라 1,300원선에서 거닐다가 업체 물량으로 되밀려 1,299.80원까지 저점을 내린 뒤 1,300원 위로 되올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