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통신시장 구조조정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LG 하나로통신등 후발통신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지주회사를 설립,이 지주회사에 동기식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사업권을 부여해 통신시장 3강 사업자로 키우자는 것이다. 이 지주회사는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두루넷등 후발 통신사업자를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부실금융기관을 금융지주회사로 통합해 금융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이다. 정보통신부와 국회에서 이런 구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급부상한 지주회사방식 통신구조조정=통신지주회사를 설립하자는 아이디어는 국회에서 처음 나왔다. 민주당 곽치영 의원은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데이콤 파워콤 등 후발통신사업자들이 각각 주식을 현물로 출자해 지주회사를 만들고 이 지주회사에 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줘 통신시장을 구조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이 지주회사가 해외 통신사업자들로부터 약 2조∼3조원을 유치하면 한국통신 SK텔레콤과 대등한 3강 사업자로 키울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양승택 정통부장관도 긍정적인 견해를 표시하고 있다. 양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정례회의에서 "IMT-2000 법인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주주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지주회사를 만들고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왜 나왔나=무엇보다 LG가 추진하고 있는 단독 컨소시엄만으론 통신시장 구조개편을 이룰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하나로통신과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가 LG주도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LG가 3강 사업자로 커가길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밝혔다. 또 LG에 IMT-2000사업권을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특혜시비도 지주회사 방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문제는 없나=아이디어 자체는 좋지만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참여대상업체들이 지주회사에 참여할지 불투명하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주회사 경영권을 누가 갖느냐가 문제"라며 "지배주주없이 공동경영체제가 된다면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상당기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후발사업자를 지주회사로 통합하는데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가 많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은 대부분 적자기업"이라며 "이들을 통합해 거대 부실지주회사를 만드는 것은 부실만 키우는 결과만 초래할수 있으며 해당 업체들간 이해가 달라 실제 현실화될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현철.정종태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