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0시 40분께 부산 김해공항의 제5전술공수비행단에서는 인공강우 실험을 위한 CN-235M 수송기 2대가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40여분 동안 비를 품은 두꺼운 먹구름을 뚫고 파아란 하늘이 보이도록 높이 솟아 오른 수송기는 비구름을 찾아 하늘을 맴돌다 인공강우 실험을 개시했다. 김영환(金榮煥) 과학기술부장관과 김효석 국회의원(국회 정보통신과학위원회 민주당 간사), 안명환(安明煥) 기상청장 등을 태운 1호기는 오전 11시 13분께 경남 창녕군 남지읍 약 3㎞(1만피트) 상공에 도달, 요오드화은 연소탄 19발을 길이 약 50㎝, 지름 약20㎝ 크기의 발사장치를 통해 지상 약1.3~3㎞ 높이에 형성된 구름속으로뿌렸다. 연소탄은 '펑'하는 소리와 함께 푸른색과 흰색, 노란색 연기를 내뿜으며 구름속으로 사라졌다. 무전을 통해 지상의 기상관측소로부터 구름 정보를 받은 조종사들은 기상청 직원들과 협의, 수증기를 품어 높이 솟은 '적운(積雲)'을 좇아 하늘을 누볐다. 기상청직원들은 구름속을 지나느라 요동치는 비행기 안에서도 실험준비와 구름상태를 살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거창 상공에서 다시 한번 요오드화 연소탄 19발을 발사한 1호기는 오전 11시 34분께 합천댐 상공에서 드라이아이스 150㎏을 구름속으로 뿌렸다. 직경 0.7~1㎝ 크기의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들은 하얀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구름속으로 흩어졌다. 2호기는 경북 군위와 구미 근처 상공 약 4㎞ 높이에서 드라이아이스 400㎏을 투하했다. 2호기에서는 드라이아이스를 투입한뒤 약 20분뒤 비구름이 눈에 띄게 발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장 황창근(黃暢根.34)소령은 "군위와 구미 부근을 선회하던 중 드라이아이스를 뿌린 지점의 구름이 뭉게뭉게 일어났다"면서 "구름 안을 통과할때 비행기 창에 빗방울이 맺히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 서애숙(徐愛淑.45.여)원격탐사연구실장은 "인공강우 실험을 하기에는 구름의 상태가 아주 좋았다"면서 "그러나 구름의 온도가 실험에 최적 온도인 영하 5~15℃보다 높아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위성사진을 통해 실험 전.후의 구름 온도분석, 구름 도고 분석, 부산.청주.군산 등에 위치한 레이더를 통한 구름 발달정도 분석, 지상강우 관측, 채집한 빗물의 성분 분석 등을 통해 늦어도 1주일 안에 이번 인공강우 실험의 성공 여부를 발표할 방침이다. 실험을 마치고 낮 12시 30분께 김해공항 공군기지에 착륙한 기상청 직원들과 조종사들은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가뭄을 삭혀 줄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지기를 바라며 오래오래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