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향토백화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법은 지난 97년 6월 부도가 난뒤 98년 2월부터 법정관리를 받아오던 태화쇼핑에 대해 최근 퇴출 결정을 내렸다. 영업손실이 누적되는데다가 더이상 정리절차를 이행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한때 연간 매출액이 2천3백억원이 넘어섰고 전국 백화점중 매장면적당 매출 1위를 차지했던 태화쇼핑은 역사의 뒤안길에 묻히는 셈이다. 태화쇼핑의 몰락은 롯데와 현대 등 서울 지역 대형백화점의 진출에 정면으로 맞서다가 초래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무리하게 돈을 꿔 매장을 확장하거나 특화전략없이 안일하게 대처하다 외환위기때 한계상황을 맞았다는 것. 이같은 비운을 당한 부산지역 백화점은 태화 뿐만 아니다. 84년에 진출한 렛츠미화당(옛 미화당백화점),97년 스파쇼핑,90년초 세원과 신세화,리베라백화점 등도 잇따라 화의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같은 상황에서 서울지역 백화점의 공략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롯데는 세원백화점을 인수해 오는 8월께 재개장 준비를 하고 있다. 할인점도 조만간 2곳이상 문을 열 계획이다. 까르푸 등 외국계 대형 할인점과 신세계의 이마트,농심가의 메가마켓 등도 요지에 계속해 들어서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