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규 설계사는 올해로 5년 연속 판매왕을 수상했다. 판매왕의 자리에 처음 올라선 96년 이후로 매월 1억3천만원의 보험료를 거둬들인 그는 지난해 16억여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심씨가 처음 보험을 알게 된 것은 정비공장내 차량검사장에서 책임보험을 담당할 때부터였다. 그곳 담당 영업소장의 권유로 보험영업을 시작한 것이 평생직업이 되었다. 보험영업을 하다 보면 참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심씨가 만난 사람은 좀 달랐다. 나병환자였으니 말이다. 경남 밀양 소재 신생동은 나환자와 그의 가족들이 가축을 돌보며 살아가는 곳이다. 이곳에 처음 발을 디디게 된 것은 교회 장로님의 권유였다. "온전한 몸으로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니 나보다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베풀며 살아가십시오" 누구나 나환자를 처음 대할 때는 두려움을 먼저 만나게 된다. 그 두려움을 심씨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신생동에 들어섰을 때 그는 심성고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야겠다는 결심이 저절로 들었다. 신생동 사람들에게 심씨는 "가족처럼"이란 수식어가 어색치 않았다. 덕분에 보험영업은 힘들지 않았다. 신생동 사람들은 물론이고,그들의 친구와 친지들의 자동차보험이며,장기보험 계약이 저절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밀양 일대는 물론이고 서울이건 제주건 전국적으로 그의 보험계약자는 퍼져 나갔다. 그렇게 해서 그에게 보험을 맡긴 이들은 2천명이나 된다. 그의 봉사는 신생동 사람들에게만은 아니다. 농번기 일손이 바쁘면 농자재나 농약을 날라다 주거나, 직접 모내기도 하면서 그들과 한 몸으로 일한다. 행정사항이나 민원과 관련된 문제도 자신의 일처럼 앞장서서 해결해 준다. 이렇듯 밀양 곳곳마다 심씨는 마음을 심어갔다. "내가 먼저 베풀면 두 배 세 배로 되돌아 온다는 것." 심씨는 그 진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나눔의 바탕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오늘의 심씨가 5년 연속 판매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요즘 심씨는 건강관리에 더욱 힘을 쓰고 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이라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