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 한나라당 국회의원 YIM@manforyou.co.kr >

지난주에 3박4일간 중국 베이징에 다녀왔다.

국회 ''21세기 동북아연구회'' 회원들을 중국의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자대회의 상임위원장(우리의 국회의장)이 초청해 여야 의원 10명이 함께 다녀왔다.

매일 몇시간씩 토론이 계속되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보람이 많았다.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양자로 중국의 핵심 지도자인 리펑 위원장,74세의 여장부 리수정(李淑錚) 전인대 외사(外事)위원회 부주임위원,차세대 지도자로 각광받는 48세의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그리고 사회과학원의 많은 연구원들.

이들이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다.

중국지도자들은 짧게는 1시간,길게는 4시간 가량 계속된 토론시간 동안 한사람도 예외 없이 중국의 관심 쟁점사항들에 대해 빠뜨림 없이 똑같은 목소리로 챙겼다.

일본의 역사왜곡,NMD,달라이 라마,대만,마늘과 꽃게 문제 등 쟁점에 대해 그 핵심을 꿰뚫고 한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우리 쪽에서도 모든 쟁점에 대해 거침없이 토론할 수 있었지만 중국지도자들의 현안에 대한 장악능력에 경외감 같은걸 느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또 하나는 제도개혁에 대한 철저한 준비성.

사회과학원 사람들을 만났을 때 사회주의와 시장경제가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느냐에 관해 얘기했다.

시장경제는 사적인 욕구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상식적으로 사회주의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의 지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답변은 명쾌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지도 아래 1980년대 후반기 사회주의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논의할 때,이미 우리가 지적한 문제들을 고민했다는 설명이었다.

철저한 교육을 통해 사익보다는 공익을 중시하는 도덕성이 국민 마음에 자리잡도록 했기때문에 시장경제의 문제점이 충분히 소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사회주의와 시장경제가 양립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시장경제도 교육도 제대로 되지않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함께 갔던 어느 의원의 촌철살인(寸鐵殺人)같은 한마디가 아직도 귀에 맴돈다.

"세계가 중국으로 몰려들더니 이제 중국이 세계로 무섭게 달려나오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