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은 작년에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고작 13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조업체 4곳중 1곳은 이자보상배율 1 미만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16일 ''2000년 기업경영분석''에서 작년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15.2%에 달했으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1.3%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7조9천억원의 경상이익을 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제조업체의 경상이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 0.2%(9천억원 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이 영업은 호조를 보였지만 주가 환율 약세로 보유주식 평가손.처분손, 외화환산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 실속 없는 매출신장 =작년 제조업 매출증가율은 15.2%로 1990년대 이후 유례 없는 호황이었다.

5백40조원의 매출로 40조원(전년 30조8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99년 6.6%에서 작년 7.4%로 개선됐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1.3%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악화됐다.

매출액에서 금융비용 비용이 4.7%(전년 6.9%)로 낮아졌어도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

금융비용으로 25조4천억원을 부담했고 환차손(3조5천억원) 주식평가손(11조원 추정)으로 거의 까먹은 탓이다.

◇ 부채구조 악화 =부채비율은 2백10.6%로 지난 68년(2백7.5%) 이후 3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41.2%로 전년보다 1.6%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이 빚을 상환해서가 아니라 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의 출자전환 채무면제, 부실기업 정리 등에 의한 것이다.

매출액대비 차입금비율이 42.7%로 미국(27.8%) 일본(33.1%)보다 여전히 훨씬 높다.

◇ 이자 갚기도 벅차다 =제조업체의 26.3%(차입금 1백15조2천억원)가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이다.

영업이익으로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제대로 못갚는 수준이란 얘기다.

특히 제조업체의 16.7%는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이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