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애수" 등 컴필레이션앨범(히트곡 모음집)이 쏟아지면서 정규 앨범들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음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전국음반도매상협회(회장 최예강)는 지난 3월20일부터 4월 19일까지 한달간 서울과 지방의 회원사 7개 업체의 매출이 지난해 평균치에 비해 서울에서는 약 46%,지방에서는 78%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컴필레이션 앨범들이 정규 독집앨범 시장을 잠식하면서 전체 음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컴필레이션 앨범 "연가" "애수" 등의 판매호조와 맞물려 이 기간중 조성모 3집 앨범의 판매량은 지난해 월 평균치에 비해 서울에서 43%,지방에서 81% 정도 감소했다.

조성모 2집 앨범도 서울 77%,지방 90% 정도 각각 떨어졌다.

조장혁의 3집 앨범은 서울 52%, 지방 90%의 감소율을 보였고 박효신의 1집 앨범은 서울과 지방에서 모두 23%,박화요비 2집 앨범은 서울 33%,지방 83% 감소됐다.

또 전람회 2집은 서울에서 80%나 감소했고 지방에서는 거의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대의 도매업체 신나라미디어의 경우 가수 독집음반이 올들어 지난해 평균치에 비해 75%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올해 출시된 4장짜리 모음집 "연가"는 1백30만장 세트,6장짜리 모음집 애수는 35만 세트나 판매되면서 음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클래식부문에서도 이달초 나온 컴필레이션앨범 "당신의 밤과 음악"이 판매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들 컴필레이션 앨범은 인기가수들의 독집앨범에 수록된 히트곡과 클래식 명곡들을 담고 있으며 가격이 독집앨범 1장 값과 비슷한 1만5천원 안팎이다.

수요자들이 한두가지 인기곡을 듣기 위해 독집앨범을 사는 대신 컴필레이션 앨범 구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왜곡 현상이 심화되자 신나라미디어 등 6개 대형 도매상들은 최근 음반제작사와 기획사에 공문을 보내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엄용섭)도 회원사가 보유중인 음원을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사에 제공하지 말 것을 결의했다.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정규 독집앨범이 안팔리면 제작수요가 줄게 되고 결국에는 음악 창작 요구도 시들해져 음악시장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