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銀-정부갈등 뭔가 ]

"작년(2000년) 한햇동안 제일은행은 한국정부와 납세자들의 돈을 절약할수 있었는 바 이는 타행과는 달리 새로운 경영(외자계로 넘어간 것을 의미)이 시작된 이후의 대출에 대해 추가 공적자금 투입의 우려를 없앴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한국 은행경영 관습과 개혁의 기준을 수립했다"

제일은행이 발간한 "KFB 첫해 스토리"라는 팜플렛은 제일은행이 외자계로 변신한 이후 업적을 이렇게 자평하고 있다.

이 팜플렛은 외자계로의 변신 이후 다른 은행과는 차별적인 영업을 했고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남으로써 부실대출 여지를 원천봉쇄했다고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작년에 3천64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제일의 자체평가와는 다른 외부시각도 있다.

한국 정부가 매각계약에 따라 부실여신을 매입해 주는 등 확실한 ''안전벨트''을 마련해 줬기 때문에 ''안전운전''을 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주장은 지금껏 문제가 되고 있는 부실자산 매입을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이 설득력을 갖게 한다.

매각 당시 정부는 뉴브리지캐피털과 맺은 계약에 따라 99년 말 이전 여신중 부실부분을 되사주기로 약속했다.

기존 여신이 2년내(워크아웃 여신은 3년)에 부실화하면 그에 맞는 충당금을 주거나 해당 여신을 아예 장부가로 구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99년에 3조2백75억원의 공적자금이 부실자산 매입으로 들어갔다.

2000년에는 3조2천25억원의 공적자금이,올해 들어서도 3월말 현재 4천3백66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아직 대우의 부실여신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1조∼2조원의 공적자금이 더 투입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최근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이 ''공적자금 지원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A)에 중재신청을 내면서 공적자금 지원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분쟁내용은 예금보험공사가 제일은행을 팔 때 보장한 풋백옵션(기존 여신이 3년내 부실화할 경우 손실 보전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따라 제일은행이 요구한 부실자산 추가인수를 예보측이 거부하고 있다는 것.

뉴브리지캐피털은 2000년8월14일 손실보전을 요청한 금액중 2천24억원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올해 1월에도 주식 또는 채권으로 전환되기로 돼 있으나 해당 기업의 사정으로 아직 출자전환이 되지 못하고 있는 대출채권 2천3백32억원에 대해서도 예금보험공사가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예금보험공사측은 "계약서에 출자전환된 뒤에 매입한다"고 돼 있다면서 "근거조항이 없으니 못준다"고 버티고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예보가 뉴브리지캐피털과 처음부터 매각협상을 잘 못 했는지는 별도 문제"라고 전제하고 "아무튼 약속한 이상 부실여신은 해결해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